동양매직 '물탱크 없앤 정수기' 공장 가보니…"살균·급랭·IoT 기술로 시장 판도 뒤집는다"

입력 2016-04-03 18:46
37초에 1대, 월 9만대 생산…냉수 3L 연속 배출 신기술
물탱크 없애 폭 17㎝로 줄여…강경수 사장 "올 35만대 판매"


[ 안재광 기자 ]
지난 1일 오후 경기 화성시 봉담읍 동양매직 공장으로 대형 트럭이 줄줄이 들어왔다. 트럭에 실려온 정수기 부품이 지게차로 내려졌다. 공장 라인 한쪽에선 부품을 쌓아놓기가 무섭게 조립을 시작했다. 이날 출시한 ‘슈퍼S정수기’다.

동양매직 화성공장은 요즘 37초에 1대씩 정수기를 생산한다. 한 달에 최대 9만대가량을 제조할 수 있다. 3개의 생산라인에선 작업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성수기인 4월로 접어든 데다 신제품 슈퍼S정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권정열 동양매직 건강R&D팀장은 “60~70%였던 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려 국내 최대 정수기 생산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직수형 정수기 한계 뛰어넘어

슈퍼S정수기는 동양매직이 시장 판도를 바꿔놓기 위해 내놓은 전략 제품이다.

이 제품은 저수조(물탱크)가 없다. 기존 정수기 모델은 대부분 저수조가 있다. 세균 등에 오염될 위험이 있지만 물을 담아둬야 찬물과 뜨거운 물을 바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저수조는 꼭 필요한 것으로 인식됐다.

저수조가 없는 직수형 정수기는 신선한 물이 나오지만 냉·온수 배출에 한계가 있었다. 5~6컵의 물은 차갑게 혹은 뜨겁게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면 금세 미지근해지기 때문이다.

동양매직은 온도 조절을 하는 컴프레서를 바꿔 이 문제를 극복했다. 권 팀장은 “기존 컴프레서는 물을 차게 할 때만 돌고 꺼지는데, 새로 개발한 컴프레서는 계속 돌면서 물 온도에 따라 속도 조절을 한다”고 설명했다. 급하게 냉수를 만들 땐 빠르게 작동하고 그렇지 않을 땐 천천히 돌도록 해 효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그는 “최대 25잔, 3L의 냉수를 연속으로 배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수 가열장치 또한 7초 만에 90도까지 올리는 ‘순간 온수’ 기술을 적용했다. 동양매직이 이번 정수기 개발 때 특허를 출원한 기술이다.

○올 35만대 판매 목표

저수조가 없는 장점은 컸다. 크기가 가로 17㎝에 불과할 정도로 작아졌다. 30㎝ 안팎인 일반 소형 정수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능은 더 강화했다. 오염되기 쉬운 물이 나오는 꼭지 부분에 자동 살균 기능을 추가했다. 2시간에 한 번 UV LED(자외선 발광다이오드)가 작동해 세균을 죽인다. 분유 타기에 적당한 섭씨 50도 정도의 ‘유아수’ 배출 기능도 있다. 키 작은 아이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본체 중간에 버튼을 추가로 달았다.

사물인터넷(IoT) 기능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물 섭취량과 전력 사용량을 확인하고, 고장이 나면 정수기가 알아서 서비스센터에 신호를 보내 수리 기사가 집을 방문하게 하는 기능까지 있다.

동양매직은 슈퍼S정수기를 내세워 올해 정수기 35만대를 렌털(대여) 형태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강경수 동양매직 사장(사진)은 “위생적이고 디자인이 좋은 직수형 제품으로 정수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겠다”고 강조했다.

화성=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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