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로 고층빌딩 에너지 소비 80% ↓"

입력 2016-04-03 18:38
에너지 관리 솔루션사 슈나이더일렉트릭 회장 장 파스칼 트리쿠아

파리서 제품전시회 '이노베이션 서밋' 개최
태양 궤도 따라 건물 내 밝기·온도 제어
개방형 IoT 전략…108억弗 시장 잡을 것


[ 이현동 기자 ]
“빌딩 안의 더 많은 사물과 시스템을 연결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 극대화의 핵심입니다.”

세계 에너지 관리 솔루션 시장 선두주자인 프랑스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장 파스칼 트리쿠아 회장은 지난 1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빌딩 에너지 관리 솔루션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빌딩 에너지 관리 솔루션 시장은 지난해 24억달러에서 2024년 108억달러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베르사유전시장에서 이날 열린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제품전시회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만난 트리쿠아 회장은 “세계 에너지 소비의 53%를 차지하는 빌딩은 에너지 효율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조명과 냉난방 시스템만 손봐도 지금보다 30% 이상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수년 전부터 IoT 등을 활용한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파리 서부 외곽 상업지구인 라데팡스에 있는 높이 195m 마중가타워에 구축한 빌딩 관리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건물의 ㎡당 연간 에너지 소비량은 일반 상업용 빌딩의 20% 수준인 80㎾h에 불과하다. 건물 곳곳에 설치된 센서로 조명과 냉난방 기기를 조절한다.

태양 궤도와 날씨에 따라 사무실 블라인드와 조명의 조도, 냉온수 온도까지 조정한다.

올해 창업 180주년을 맞은 슈나이더일렉트릭은 공장, 데이터센터, 빌딩 등의 에너지 관리를 돕는 솔루션 회사다. 차단기 등 전기장비를 제조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서비스 회사로 변신했다. 지난해 한국 등 100여개국에서 약 3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이날 행사에서 파워태그 등 IoT를 접목한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다. 파워태그는 IoT 기술을 적용한 초소형 무선 미터기다. 일반 차단기에 파워태그만 붙이면 에너지 사용량과 전압, 전류 등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개방적인 생태계 전략도 펼치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대다수 제품은 다른 회사 기기와 호환된다. 생태계를 키워 지멘스 IBM 등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클레멘스 블룸 부회장은 “IoT 시장은 데이터 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는 정보를 뽑아내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며 “다양한 기기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력을 키우는 것이 중鄂求?rdquo;고 설명했다.

트리쿠아 회장은 한국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 매출은 전체의 30% 안팎으로 유럽과 미국보다 크다”며 “아시아 각국 시장 상황을 고려한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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