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상가·토지보다 아파트가 매력적"

입력 2016-04-03 14:31
고수에게 듣는다 - 분양마케팅업체 신화 이종진 사장

관리 수월한 아파트…안정적이고 수익성도 높아

지인 믿고 투자땐 '필패'…무조건 발품 많이 팔아야


[ 이해성 기자 ]
분양마케팅업체 신화의 이종진 사장(57·사진)은 아파트 분양 업계에서 손꼽히는 현장 전문가로 통한다. ‘업계의 신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회사 이름을 정하고 1999년 창업했다. 그는 경영학을 전공한 뒤 작은 제조업체를 차렸다가 쓴맛을 봤다. 이후 2년여 동안 평생의 업을 찾다 부동산 마케팅이 눈에 들어왔다. 기본이 ‘억대’인 아파트 가치에 매료됐다고 했다.

‘좋은 집 고르는 법’에 대해 그는 “현장을 수십 번 가보고 무조건 발품을 많이 팔면 된다”고 말했다. 이 간단한 법칙을 무시하고 계약하는 사람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집에서 주변 학교까지 여러 경로로 걸어보고, 지하철 역까지 얼마나 먼지 시간을 재며 걸어야 한다고 했다. 홍보자료에서 언급하는 주변 여러 개발계획이 사실인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기관에 문의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조사를 많이 해야 합니다. 주변 지인 말?듣고 현장에서 바람잡는 사람 말에 솔깃해서 사면 필패합니다. 투자든 거주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분양 현장으로 2006년 전남 목포 인근에서 분양한 S아파트를 꼽았다. 새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던 곳이라 청약 시점 몇 주 전부터 내려가서 현지 관계자들과 사전 홍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청약 당일이 되자 어마어마한 수요자가 몰렸다. 마감 시간이 한참 지나도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어쩔 수 없이 경찰력을 빌려 간신히 정리했어요. 나중에 확인한 건데 실수요자가 많지 않아 더 놀랐습니다.”

공급 과잉 판단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서울은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 공급 부족이 맞습니다. 하지만 강동구 고덕동 등 지역마다 미분양이 있는 곳이 여전합니다. 대구와 부산은 이제 거의 꽉 찼다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시별로 재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군·구별로 그쪽 사정을 세밀하게 따져야 해요. 주변 실정에 맞는 분양가로 공급되는지, 주택형 크기는 적절한지 잘 따져 고르면 속칭 ‘안 되는 지역’에서도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는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과 토지보다 아파트가 여전히 안정적이고 수익성도 높은 재테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수익형 부동산과 토지는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선분양 후시공’이 아닌 ‘선시공 후분양’ 제도 도입을 정부 안팎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과거에는 주택 수요가 많아 입주 시점에 자산가치?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분양권 불법 전매 등 투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분명 있고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시공 후분양은 실수요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비용 조달 시스템이 바뀌는 데다 중소건설사의 시장 진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여러 여건을 면밀히 검토해봐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선분양 후시공 시스템을 그대로 놔둔 상태에서 시행 중인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가계부채관리대책)’이 다소 우려된다고 밝혔다.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저소득 실수요자에게 원리금 균등상환 등의 부담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상당히 호황을 누렸습니다. 지역주택조합 가입 조건은 무주택자입니다. 누구나 공급 과잉을 쉽게 논하지만 저소득 무주택자가 아직도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 실수요가 위축되지 않게 정책 시행에 완급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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