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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추적조사
엄마가 스트레스 받으면 태반 내 항산화 물질 수치 낮아져
태아 아토피 걸릴 위험 1.85배↑
[ 조미현 기자 ]
스트레스는 만인의 적이지만, 임신부에게는 특히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우울, 불안감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임신 중 우울, 불안 등 스트레스가 컸던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와 건강한 산모의 자녀를 장기 추적 조사한 결과입니다.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건강한 산모의 자녀보다 아토피 피부염이 1.85배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우울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날 위험이 1.31배, 불안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1.4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산전 스트레스가 태반 내 스트레스 호르몬 분해효소인 ‘11베타-HSD2’ 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11베타-HSD2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스테로이드를 분해하는 효소입니다.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기는 스테로이드가 태아에게 넘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태반 내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티온’ 수치도 낮아집니다. 글루타티온 또한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연구팀은 “자녀의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임신 중에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뿐만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저체중 위험이 있는 등 신체 발달 속도가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권미경 관동대 간호학과 교수, 방경숙 서울대 간호대 교수 연구팀은 2011년 논문에서 “스트레스는 태아의 성장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태아의 뇌 발달과 자율신경계 발달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아기와 엄마의 애착관계에도 산전 스트레스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임신부 자신과 주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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