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호텔 등에 2700억원 투자
안정적 운영…기대수익 연 7%대
[ 이현진 기자 ]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가 해외 호텔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무용 빌딩(오피스) 일변도였던 해외 부동산 투자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가 3곳은 최근 영국에 있는 호텔 21곳에 6700만파운드(약 1200억원)를 공동 투자했다. 런던 글래스고 맨체스터 등 영국 전역에 퍼져 있는 비즈니스 호텔이다. 이들 호텔을 담보로 발행한 대출채권 가운데 중순위(메자닌) 채권에 투자하는 사모 부동산펀드에 돈을 넣는 방식이었다. 기대수익률은 연 7~8%대로 알려졌다. 글로벌 부동산 자산운용회사인 라살자산운용이 운용을 맡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과거 10년간 이 호텔들의 운영 내역을 보면 경기 변동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매출을 냈다”며 “21개 호텔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올초 국내 기관투자가와 함께 ‘코람코US Debt strategy1호’ 펀드를 조성, 미국 하와이 포시즌스호텔의 대출채권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시몬느자산운용은 지난달 ‘시몬느미국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2호’를 통해 사학연금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와 손잡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유니온스퀘어 인근에 있는 웨스트세인트프랜시스호텔에 1억달러(약 1208억원)를 넣었다. 기대수익률은 연 7.76%다.
국내 기관투자가가 투자한 해외 호텔은 대부분 업력이 오래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는 곳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호텔은 과거 매출에 대한 시계열 자료가 있어 투자 검토가 쉽다”며 “이를 토대로 미래 수익률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의 불확실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지분투자보다는 대출투자 위주로 이뤄지는 것도 특징이다. 지분투자가 기대수익률은 높지만 초기 단계에서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각종 감사를 받는 연기금이나 공제회가 투자를 꺼린다는 설명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