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산 부부, 한 해에만 3만3000쌍 파경
재산분할 소송 크게 늘며 착수금에 성공보수 치솟아
변호사들 불황 속 새 수익원…이혼소송에 너도나도 몰려
[ 이상엽 기자 ]
유상배 YK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지난해 200건이 넘는 이혼사건을 다뤘다. 2013년 10건, 2014년 40건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117명의 이혼 전문 변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간통죄 폐지 영향으로 최근 들어 불륜을 저지른 유책배우자가 재산분할 청구를 제기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혼소송이 불황에 허덕이는 변호사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최근 이혼 상담이 늘어난 원인으로 간통죄 폐지와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꼽는다. 이혼소송을 주로 하는 김진미 변호사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혼 후 자력으로 살 수 있는 여성이 많아진 것도 이유”라며 “상담하다 보면 차라리 내가 번 돈으로 나 혼자 편하게 살겠다고 말하는 여성이 많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이혼소송이 위자료에 국한됐지만 재산분할 제도와 연결돼 추가 민사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혼소송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김 변호사는 “최근 퇴직연금뿐 아니라 퇴직금도 재산분할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와 이혼소송의 범위가 넓어졌다”며 “노년 부부의 이혼소송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혼이혼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대법원이 발간한 ‘2015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들어온 11만5510건의 이혼사건 중 결혼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가 28.7%에 달했다. ‘2015년 서울시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1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비율은 전체의 60%나 됐다.
변호사들은 재산분할 과정에서 높은 성공보수를 받을 수 있어 이혼소송에 적극적이다. 이혼전문 변호사 숫자도 증가 추세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2011년 9명에 불과했지만 2012년 13명, 2013년 23명, 2014년 41명, 2015년 88명, 2016년(3월까지) 117명으로 늘었다.
미국은 변호사가 이혼수당이나 부부재산 분할로 인한 성공사례금을 받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형사소송에서만 성공보수를 금지할 뿐 민사소송과 가사소송에서는 허용한다. 특히 이혼소송 건은 당사자들이 대형 로펌보다는 비교적 사생활이 감춰지는 중견 개인변호사를 찾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큰 힘 들이지 않고 착수금에 성공사례금까지 챙길 수 있는 이혼소송에 변호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이다.
서울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오욱환 변호사는 “과거 이혼소송은 주로 가정폭력 등이 주된 이유였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다”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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