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이익 496억원
갈등 겪던 주민들과도 화해
[ 송종현 기자 ]
SK인천석유화학이 SK에너지로부터 분리돼 독립경영에 나선 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주민 반대 등 우여곡절 끝에 증설한 파라자일렌(PX) 공장이 ‘대박’을 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39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4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회사가 흑자를 낸 건 독립경영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SK가 2006년 옛 인천정유를 인수해 출범한 SK인천석유화학은 인수 초기부터 설비 노후화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후 어려움은 더 커졌다.
반전의 계기를 이끌어낸 건 2012년 5월부터 2년 동안 총 1조62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30만t 규모로 증설한 PX공장이다. 이 공장은 증설기간 내내 주변 아파트단지 주민의 반대시위로 몸살을 앓던 곳이다.
2014년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 공장은 이후 PX 스프레드(원재료 나프타와 PX 제품 가격 차)가 커지면서 SK인천석유화학의 ‘효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연평균 PX 스프레드는 t당 364달러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선 통상 PX 스프레드가 t당 250달러 이상이면 PX 생산기업이 흑자를 내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푸젠성 드래곤아로마틱스의 80만t 규모 PX 생산설비가 작년 내내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공급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게 PX 스프레드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낸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SK인천석유화학의 올해 영업이익 규모가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싱가포르 등에 있는 총 연산 210만t 규모의 생산설비가 기술적인 문제로 가동을 멈추면서 작년 4분기부터 PX 스프레드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PX를 원료로 사용해 제조하는 테레프탈산(TPA) 수요가 연초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은 또 다른 호재로 꼽힌다.
작년 11월 t당 342달러 전저점을 찍은 월평균 PX 스프레드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해 올 2월엔 416달러를 기록했다.
한때 갈등을 겪은 지역주민과도 올초 화해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1월 SK인근지역주민협의회와 주거환경, 교육·인재육성, 문화·복지, 안전·환경 등 4개 분야에 올해부터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상생협약을 맺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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