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자동차와 노후를 맞바꿔라"
NH투자증권 산하 100세시대연구소가 노후 절벽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던진 조언이다.
자동차 한 대를 구입하는 대신 연금계좌 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재테크에 투자한다면 더 멋진 노후를 준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연구소는 31일 '행복리포트 25호'를 발간하고 자동차가 없다면 1년에 10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며 이 돈으로 노후에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기 소유 자동차를 유지하기 위해 한달에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78만원이다.
차량 구입비 등 고정비가 한달 24만8000원, 연료비와 유지비를 포함한 변동비가 53만2000원 들어간다. 연간으로는 298만원, 변동비 638만원으로 총 936만원이다. 주차료는 연간 평균 66만원이다. 이를 모두 더하면 자동차를 가지고 있을 경우 1년에 1000만원 정도를 지출해야 한다.
만일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1000만원을 노후 준비에 투자한다며 어떨까. 대중 교통비로 월 25만원, 연 300만원을 지출해야 하므로 700만원이 미래를 위한 투자금으로 생긴다.
연구소는 700만원을 가지고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우선 추가 납입하라고 조언했다.
해마다 700만원 중 400만원을 연금저축계좌로 넣고, 나머지 300만원은 IRP계좌로 납입하면 세액 공제(연 소득 5500만원 초과 13.2% 공제 적용)는 연간 92만4000원이다.
환급금을 전액 재투자할 경우 연간 792만4000원을 노후 준비금으로 운용할 수 있어 10년이면(수익률 2% 가정) 8677만원을 모을 수 있단 얘기다. 20년이면 2억에 가까운 돈이 쌓인다.
김범준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30세에 취업을 한 경우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고 노후 준비를 시작했다면 60세에 3억원 이상을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소유에 필요한 1000만원을 해마다 ISA로 넣어 운용할 경우 5년 후 만기 시 원금 5000만원과 더불어 30만원 이상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된다.
ISA는 계좌 내 순이익 200만원까지는 비과세하고, 초과이익에 대해서는 9.9% 분리 과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절세 상품 중 하나다.
김 연구원은 다만 "ISA는 5년 한도로 운용하는 계좌"라며 "노후 준비 자금을 장기간으로 운용하는 것보다 중기 목돈 마련 자금용 계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자동차를 반드시 보유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각종 세금,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지금 타는 자동차를 최대한 오래 타거나 고정비와 변동비가 적게 드는 작은 차를 선택하라고 연구소는 조언했다.
특히 경제 활동을 막 시작한 30대라면 경차 구입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새 차 구입 가격의 절반이면 살 수 있는 중고차를 고르거나 운전을 그만둘 구체적 시기를 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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