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차 닛산 리프,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조용해도 달리는 맛 살아있네

입력 2016-03-30 17:54
수정 2016-03-30 17:58
친환경차 시승기 - 전기차 닛산 리프

시동 걸면 아무소리 안 들려…액셀 밟자 모터 돌아가는 소리

운전대 조작 따라 경쾌한 주행…1회 충전에 최대 132㎞ 달려


[ 최진석 기자 ]
제주도에서 닛산 리프를 시승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저마다 전기차를 내놓았지만 5년 전만 해도 닛산 리프는 전기차 부문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2010년 12월 출시 후 지난 2월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21만대가 넘는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가 바로 리프다.

국내 첫 출시는 2014년 12월 제주에서였다. 지난 18일에는 제3회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 리프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기존 고급 모델과 함께 편의사양을 빼고 가격을 낮춘 엔트리 모델을 추가했다. SL 모델은 5180만원, S모델은 4590만원이다. 제주도에서는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1900만원을 제하면 2690만~3280만원에 살 수 있다. 서울에선 17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리프는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세련된 곡선으로 디자인했다. 해치백 모델로 트렁크 수납공간 등 실용성이 높다. 차체 길이도 4.4m가 넘어 제법 큰 덩치다. 가장 먼저 전면부의 헤드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크고 길쭉한 것이 양서류의 눈을 보는 듯했다. 가운데 푸른빛을 띠는 닛산 엠블럼이 크게 박혀 있다.

내부는 간결하고 깔끔하다. 계기판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현재 충전량과 주행가능 거리다. 이 차량은 1회 충전 시 최대 132㎞를 달릴 수 있다.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있기에 줄어들었던 주행거리가 다시 늘어나기도 했다. 시동을 걸었다. 역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스위치를 켠 것뿐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모터는 최고출력 80㎾(109마력), 최대토크 254Nm(25.9㎏·m)의 성능을 낸다.

전기차를 타고 달리는 맛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조용하지만 가속 초반부터 최대토크가 걸리면서 속도를 밀어 올렸다. 스티어링휠 조작에 따라 차체가 ‘걱실걱실’ 몸을 움직였다. 바퀴가 노면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왔다.

제주시에서 서귀포시 중문 관광단지까지 달린 뒤 충전을 시도했다. 리프의 배터리는 급속 충전 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가정에서는 6.6㎾에서 4~5시간이면 충전이 완료된다. 부영호텔 맞은편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있었다. 리프에는 전면부 닛산 엠블럼 부분을 열면 충전 콘센트가 있다. 두 곳을 연결해 밤새 충전을 했다. 다음날 다시 132㎞ 주행가능 표시가 떴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180㎞에 달한다. 길수록 좋다. 제주도에선 132㎞도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출퇴근용, 시내 업무용으로 적당한 듯했다. 변압기를 통해 일반 콘센트로도 충전할 수 있다. 제주도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아파트 주차장에 콘센트가 있는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필요한 것은 충전을 위한 약간의 부지권纛甄?

제주=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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