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령탑 교체 후 첫 조직개편…자산배분 역량 키운다

입력 2016-03-30 17:49
전략리서치·성과평가팀 등 신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포석인 듯


[ 고경봉 / 좌동욱 기자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략리서치팀 성과평가팀 대체투자관리팀 등 신설을 주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500조원대로 커진 ‘덩치’에 맞게 유망 투자 종목 발굴보다는 시장 분석과 자산 배분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의중을 담았다.

▶본지 3월16일자 A1, 3면 참조

국민연금은 30일 이 같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기존 실장을 모두 유임시키는 대신 실별로 시장 분석 및 관리 기능을 전문화했다. 전략실에 전략리서치팀을, 리스크관리센터에 성과평가팀을 각각 신설했다.

이수철 투자전략팀장이 전략리서치팀장을 겸임하고, 장병문 리스크관리센터 책임은 성과평가팀장을 맡는다. 국민연금은 이 밖에 리뵀ʼn桓?씽?내 팀 조직을 자산군별로 분류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전략리서치팀 신설 등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분석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자산배분(SAA), 전술적 자산배분(TAA) 역량을 배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의 원천은 바로 자산 배분”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이번 조직 개편은 기금 규모가 연평균 수십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정된 상황에서 과거처럼 유망 자산을 적극 사들이는 액티브 운용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보다는 거시경제를 분석하고 유망 시장이나 지수를 선별 추종하는, 이른바 패시브 운용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은 이를 위해 최근 국내 주식의 액티브 운용을 3조~4조원가량 줄여 패시브 운용에 투입하는 전술적 자산 배분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또 급격히 확대되는 대체투자 분야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대체실 산하에 대체투자관리팀을 신설했다. 김상민 선임이 팀장을 맡는다. 하지만 해외사무소의 직접투자업무 수행, 국내외 대체투자실 통합 등 강면욱 본부장이 취임 이후 검토해온 방안은 이번 조직 개편에 담기지 않았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전문 운용 인력의 관료화를 막고 조직의 내부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근본적인 개편 방안을 추가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용업계에서는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 본사의 관리를 받던 기금운용본부가 자체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별도 대외협력팀, 언론홍보팀도 꾸렸다.

고경봉/좌동욱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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