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실무형 금통위… 매파보다 비둘기파 '우세'
대부분 국책연·싱크탱크 출신…"연구 경험·전문성 위주 인선"
5월 금통위 회의부터 참여…기준금리 인하 여부 관심
[ 김유미 / 황정수 기자 ] 앞으로 4년간 대한민국 돈의 질서를 결정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새 진용이 드러났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 후임 금통위원으로 각계 추천을 받았다. 이변이 없다면 오는 5월 금통위부터 7명의 원탁 가운데 4명이 이들로 바뀐다. 대체로 정책이나 연구 경험이 많은 ‘실무형 금통위원’으로 짜였다는 평가다.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사
28일 한은은 다음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 4명의 후임자로 이들 4명이 추천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금통위원은 청문회 없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사실상 새 금통위 구성이 끝난 셈이다. 후임자 4명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 장병화 부총재, 2014년 5월 금통위에 합류한 함준호 위원과 함께 매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중책을 맡는다.
‘7인의 현자’라는 별칭만큼 금통위원은 명예의 자리다. 연초부터 물밑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예상 후임자도 많이 거론됐다. 이날 발표된 이름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확실한 비둘기파 1명’
후임자 4명 가운데 3명은 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등 싱크탱크 출신이다. 오랫동안 거시경제를 들여다본 인물들인 만큼 금통위에 무리 없이 적응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은 관계자는 “기존 금통위원은 교수들이 많이 맡았는데 이번엔 달랐다”며 “비교적 빨리 색깔을 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금융위에서 잔뼈가 굵은 고승범 상임위원은 한은의 또 다른 목표인 금융 안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오석태 SG증권 상무는 “대부분 성향이 불분명하지만 확실한 비둘기파 한 명이 있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조동철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말에 연간 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에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적이 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하성근 위원의 뒤를 이어 대표적인 ‘비둘기’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에선 증권시장 이해가 깊은 신인석 원장도 비둘기파로 거론하고 있다. 순수한 재야인사가 없어 친정부적인 성향이 강화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이일형 원장은 매파로 분류
다른 생각도 있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과 교수는 “한은이 추천한 이일형 원장은 이주열 총재, 장병화 부총재와 함께 매파적 논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그외엔 성향이 대체로 불분명해 금리 인하보다는 동결이나 貫璨?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향을 점치는 것이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4년 전 문우식 정순원 정해방 하성근 위원이 임명됐을 때 전문가들은 ‘대부분 비둘기파라 독립성이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꼭 그렇진 않았다.
함준호 위원을 포함한 5명의 상근직 가운데 최고령자는 이일형 원장(1958년생)이 된다. 지금은 하성근 위원이 1946년생으로 최고령자다. 금통위가 전반적으로 젊어지는 것이다.
신임 금통위원 프로필
◆조동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일형 △영국 런던정경대 경제학과 졸업 △영국 워릭대 경제학 박사 △IMF 선임이코노미스트 △G20 교섭대표
◆고승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아메리칸대 경제학 박사 △행시 28회, 재무부 사무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신인석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KDI 연구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김유미/황정수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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