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마지막 금싸라기' 한남 외국인아파트 터 매각

입력 2016-03-28 17:55
수정 2016-03-29 10:24
땅값만 6100억원 넘는 '서울 속 작은 미국'
길 건너 '한남더힐'처럼 고급 주택단지 변신

10층 안팎 중대형 600여가구 3.3㎡ 분양가 5000만원 넘을 듯
LH, 5월 초 입찰 신청 받아 용산 개발도 탄력 붙을 듯


[ 조성근 기자 ] 서울 용산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한남동 외국인아파트(한남외인주택) 터에 고급 주택 600여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 244㎡가 77억원에 팔려 지난해 전국 최고가 아파트에 오른 한남더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한남외인주택 부지 공개매각 공고를 30일 낸다고 28일 발표했다. 매각 대상은 6만677㎡ 토지(30필지)와 그 위에 건설된 임대아파트 10개동(512가구)이다. 매각 예정가격은 6131억원이다. 예정가 이상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업체에 돌아간다. 이창희 LH 미국기지본부 사업기획부 부장은 “기존 아파트를 헐고 한남더힐 같은 고급 주택을 지어 분양할 만한 곳”이라며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 대형 시행사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3.3㎡당 실거래가격이 7000만원을 넘은 ‘한남더힐’ 아파트와 한남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이 부지 주변엔 대기업 회장 저택 등 고급 주택이 몰려 있다.

‘서울 속의 작은 미국’으로 불린 한남외인주택 단지는 1980년 국방부 소유 토지에 LH가 임대주택을 건설해 미군기지 근무자를 대상으로 34년간 임대해왔다. 2014년 말 미군과의 단체 임대계약이 끝나 지난해부터 비워 두고 있다. LH는 평택 미군기지를 조성하는 대가로 올 1월 이 부지의 소유권을 국방부로부터 넘겨받았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은 주택 브랜드 가치를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사업지로 판단해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S건설 관계자는 “풍수지리상 명당으로 통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형인 데다 한강, 남산, 삼성미술관 리움, 블루스퀘어, 순천향대병원, 서울용산국제학교 등 다양한 기반시설이 주변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의 입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토지 매각 예정가격이 3.3㎡당 3340만원에 달한다는 점이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D건설 관계자는 “6100억원이 넘는 돈을 단기간에 조달해 투자할 수 있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고도제한(18~30m)이 있어 법에서 허용한 용적률을 다 적용할 수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이 부지는 대부분 2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용적률 200%를 적용받는다. 그러나 고도제한 탓에 실제로는 160~170% 정도의 용적률로 집을 지을 수 있다. 이는 기존 용적률(140%)보다 20~30%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어서 최고 10층 전후의 중대형 주택 600여가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A건설 관계자는 “일반분양가를 얼마나 높게 책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3.3㎡당 5000만원이 넘는 최고가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들이 땅 입찰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LH는 30일 매각 공고를 낸 뒤 다음달 5일 한남외인주택 단지 내에서 현장 설명회를 연다. 이어 5월3~4일 이틀간 LH청약센터(apply.lh.or.kr)에서 입찰 신청을 받는다. 현장 설명회 참석 희망자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전화(02-6908-9009, 9011)로 신청하면 된다.

LH 관계자는 “이번 매각이 용산공원 주변 UN군사령부, 캠프킴 등의 개발에도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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