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74% 불황에도 재산 증가

입력 2016-03-25 18:53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

평균재산 13억3100만원
우병우, 부인명의 채권만 163억
2위는 주식 많은 전혜경 원장
삼성 출신 이근면 169억 5위

박 대통령 35억1900만원 신고
취임 첫해보다 9억여원 늘어


[ 강경민 기자 ]
지난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고위공직자 10명 중 7명꼴로 재산이 늘었다. 정부 고위공직자의 27.1%(492명)는 1년 동안 재산을 1억원 이상 불렸다.

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정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국회의원과 소속 고위공직자 등 2328명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재산변동 신고 내용을 25일 관보에 공개했다.

정부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13억3100만원으로 전년보다 5500만원 늘었다. 신고 대상자 1813명 중 재산을 불린 고위공직자는 1352명으로 전체의 74.6%를 차지했다. 인사혁신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고위공직자 재산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서전 등 인세수입 증가와 급여 저축 등으로 전년보다 3억4900만원 늘어난 35억1900만원을 신고했다.

보유 채권 많은 우병우 393억 '1위'…경제장관 중 임종룡 20억 '최다'

고위공직자의 전체적인 재산 분포를 보면 5억~10억원을 보유한 공직자가 512명(28.2%)으로 가장 많았다. 1억~5억원 457명(25.2%), 10억~20억원 401명(22.1%), 20억~50억원 277명(15.3%), 1억원 미만 108명(6.0%)으로 나타났다. 재산이 50억원을 넘는 공직자도 58명(3.2%)에 달했다.

정부 고위공직자 중 재산 1위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393억6754만원을 신고했다. 금융자산 감소로 지난해 신고한 재산 409억2500만원에 비해 15억5800여만원 줄었는데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본인과 배우자가 보유한 채권이 166억9171만원으로 재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본인 명의 채권이 3억6455만원, 부인 명의 채권이 163억2716만원이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인 그는 기흥컨트리클럽 대주주였던 고(故) 이상달 전 정강중기 대표의 사위다. 이 대표가 타계한 뒤 우 수석 부인이 유산을 상속받았다.

2위는 전혜경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289억122만원)이 차지했다. 전 원장은 2012년 국립식량과학원장으로 근무할 당시 300억원에 육박하는 재산을 신고해 공직자 중 최고 재산가에 올랐다. 이듬해 퇴임하면서 재산공개 명단에서 빠지자 공직자 평균 재산이 큰 폭으로 하락해 ‘전혜경 효과’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외환딜러 출신 금융자산가인 남편이 보유한 217억원가량의 주식과 39억원의 예금을 신고했다.

이어 김홍섭 인천광역시 중구청장(188억3172만원),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175억7136만원), 이근면 인사혁신처장(169억6150만원),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156억5609만원) 순이었다. 재산 상위 7위부터 10위는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원, 성중기 서울시의회 의원, 이복군 서울시의회 의원, 이현호 경기도의회 의원이 차지했다.

지난해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공직자는 진 본부장으로 전년보다 39억6732만원 늘었다. 김인제 서울시의회 의원이 23억8822만원을 불려 2위에 올랐다. 조정원 주(駐)이라크대사관 특명전권대사(증가액 17억9345만원)와 최영진 부산시의회 의원(15억2278만원),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원(14억584만원),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13억9917만원) 등도 전년 대비 재산이 많이 늘었다.

경제부처 고위공직자 중에는 금융 수장의 재테크 수완이 가장 좋았다.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등 7개 경제부처 장관의 평균 재산은 10억5000만원이었다. 이들 중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0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새 1억4000만원 늘었다. 국무총리실장이던 3년 전(16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3억8000만원 증가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의 재산은 전년보다 3481만원 늘어난 3억6805만원으로 경제부처 수장 중 가장 적었다.

권력기관장 ‘빅4’로 불리는 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국세청장 중에선 김수남 검찰총장의 재산이 22억6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환수 국세청장(11억4800만원), 강신명 경찰청장(9억4000만원), 이병호 국정원장(7억1900만원) 순이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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