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경제민주화·고용 부각시켜
안보·북풍 프레임 차단 포석
김종인 "국민이 바라는 대로 가야"
문재인과 당 정체성 '시각차'
[ 손성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5일 4·13 총선에서 연금과 경제민주화, 고용 등 경제 문제를 집중 부각하기 위해 ‘경제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경제선대위’는 비상대책위원회의 바통을 이어받아 총선을 이끌게 된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로 (당을) 끌고 가야 하지 않겠냐”며 선대위 인선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더민주는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더민주에 합류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를 공격하는 한편 ‘기초연금 30만원 인상’ 공약 등으로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진 전 장관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노인 자살 문제를 봐도 기초연금 인상은 굉장히 시급한 과제”라며 “(지금 시스템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 총선기획단은 이날 일부 대기업이 ‘함바(공사장 식당)’ 입찰에 참여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 “더민주는 포용적 성장과 상생의 경제 생태계를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위원회는 또 고용 문제에 대해 “정부가 ‘쉬운 해고 확산’ 등 대기업을 위한 노동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민주가 경제심판론에 힘을 쏟는 것은 선거 때마다 야당의 발목을 잡아온 안보와 ‘북풍 프레임’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경제선대위 구성 등 총선체제 전환을 앞두고 비례대표 ‘공천 파동’ 후 불거진 당의 정체성을 놓고 김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간 미묘한 견해차가 감지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당내 논쟁과 관련, “기본적으로 국민이 바라는 정체성 쪽으로 당이 흘러가야 한다”며 “당이 국민에 배치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문 전 대표가 “진보, 민주화운동세력, 시민운동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쪽 면만 본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러나 “그것(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누가 운동권을 배제한다고 그랬나”라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