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운명의 날', 새 주인 찾나…노조 "한국금융 피인수 반대"

입력 2016-03-25 14:37
[ 이민하 기자 ]
본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는 현대증권에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던 미래에셋의 불참 선언으로 인수전은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매각 가격 외 중요 변수 중 하나로 꼽혔던 현대증권 노동조합의 의사는 '사실상' KB금융 쪽으로 먼저 기운 상황이다.

25일 매각주관사인 EY한영 회계법인은 이날 오후 6시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을 마감한다.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5000억~8000억원 수준에서 낙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전은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의 2파전으로 쏠리고 있다. 이 외에 파인스트리트그룹과 홍콩계 사모펀드 액티스그룹,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등 국내외 사모펀드들도 인수전 참여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또 다른 변수는 현대엘리베이터다.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 현대상선과 산업은행, EY한영 관계자가 배석한 가운데 미리 입찰가를 제출했다. 입찰가격은 밀봉 보관, 오는 29일 공개된다.

다른 본입찰 참여자들이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가격 이상으로 입찰에 응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한편 이미 사모펀드(PEF)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던 현대증권 노조는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금융지주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한국금융지주의 본입찰 참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조합원의 생존권과 영업권에 대한 보장을 요구했다. 노조는 한국금융지주로 피인수 시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인수 반대 투쟁도 예고했다.

노조 측의 반대 입장 표명은 한국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가 사업 상승 효과(시너지)보다는 자기자본 증대 때문이며 피인수 회사의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이동열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한국지주로의 매각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며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가지고 머니게임을 하려는 한국금융지주는 인수 후보군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융지주가 본입찰에 응찰하거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이에 대한 반대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이달 29일부터 한국금융지주 앞에서 집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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