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9] 이한구 "유승민 당 모욕하고 침뱉어"

입력 2016-03-24 18:29
무소속 출마 선언 작심비판

유승민 "대꾸할 가치 없다"


[ 이정호 기자 ]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사진)은 24일 당의 공천 결정 지연에 맞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23일) 한 의원이 당을 떠나며 정의와 원칙을 주장했다.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다”며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 합리화를 위해 이런 가치를 함부로 가져다가 인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념과 가치 중심으로 모여야 할 책임 정당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하기가 인생 목표인 양 생각하거나 서로 총질하는 모습을 보이며 강자를 비판하고 자신을 부각시키는 방법, 정치적 희생양 행세를 하는 것도 시급히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유 의원은) 우리 당에 입당한 이래 꽃신을 신고 꽃길만을 걸어왔다”며 “(탈당은) 그토록 혜택받았던 당을 버리고 오늘의 정치인이 되기까지 도와준 선배·동료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던져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중대한 선거를 맞이하는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 뱉으며 자기 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작년 유 의원의 원내대표 시절을 언급하며 “국민이 맡긴 책임을 회피하며 야당과의 손쉬운 타협을 택한 지도자”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당 정체성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단적인 예로 (작년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4년 내내 국정 발목만 잡던 야당 의원들한테 박수갈채를 받고 집권 여당의원들은 침묵시키게 했는데 이게 정체성 위반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이날 대구 동구을 선거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접했느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분 말씀에 대해선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