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현지법인 공략…해외 취업 성공시킨 부산외대

입력 2016-03-24 18:09
부산외국어대 이브릿지 국제화사업단

국내서 4개월 기초교육 후 멕시코서 2개월 어학 교육
대기업 현지법인 최종 합격

합격생 12명 중 8명이 여성…"실력·열정으로 해외취업 뚫어"


[ 부산=하인식 기자 ] 부산외국어대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감동우 씨(26)는 지난 2월 졸업하자마자 현대위아 멕시코 법인에 합격했다. 중남미학과를 졸업한 구진영 씨(24)도 멕시코 기아자동차에 입사했다. 이들은 멕시코 현지법인 근로자들의 통·번역과 회계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받은 임금은 평균 3만9209페소(약 260만원)로 국내 웬만한 대기업 수준이다.

부산외대(총장 정해린)는 이브릿지 코리아 국제화사업단(단장 임병학 국제무역유통학부 교수·사진)이 14명의 멕시코 취업반을 구성해 집중 지원한 결과 12명을 취업시키는 성과를 냈다고 24일 발표했다. 남자 4명, 여자 8명으로 기아자동차와 현대파워텍, 현대위아,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멕시코 현지법인에 합격했다.

임병학 사업단장은 “이 같은 성과는 치열한 취업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내 대신 해외 취업시장으로 눈을 돌려 현지기업에서 바로 일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지난해 9월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원을 받아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14명의 졸업예정 학생을 선발해 기아차 등 멕시코 진출 기업을 공략했다. 우선 대학에서 4개월간 비즈니스 스페인어와 회계, 무역 등 기초 실무 교육을 한 뒤 기아차 멕시코 법인이 있는 몬테레이 누에보레온(Nuevo Leon)대학에 보내 2개월간 현지 어학 능력과 적응 훈련을 했다. 현지 국내 기업에서 한 달여간 인턴 실습을 하는 기회도 제공해 현지 적응 능력을 높였다.

학교 관계자는 “사업단이 2년 전 멕시코 현지대학과 기아차 등 진출 기업 간 긴밀한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파워텍에서 구매업무를 담당하는 이수진 씨(24)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 한국에서 지방대 여학생들의 경우 원서도 제대로 못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에서는 오히려 여성의 꼼꼼한 면을 높이 평가받아 중간관리자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단은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멕시코는 물론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세계 신흥시장을 취업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매년 60명씩 5년간 300여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참여학과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인도어 등 외국어 전공자와 경영, 국제무역, 유통물류 전공자를 대상으로 융복합 교육을 하기로 했다.

신입생 때부터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을 선발해 한 학기 동안 해외언어 심화연수를 하는 ‘글로벌 7+1 프로그램’과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외국인과 2인 1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탄뎀(Tandem) 기숙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 임 단장은 “선발된 학생에게 4년간 최대 1000만원을 투자한다”며 “교육과정을 통해 현지 기업에서 바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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