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럼파스트 원재희 회장 "많이 팔린 비결? 시공현장서 얻은 아이디어 덕분"

입력 2016-03-22 17:58
국내 플라스틱 파이프 1위

낯선 제품에 국내선 외면…해외업체 찾아 무작정 홍보
수출 덕분에 외환위기 넘겨…화장품 등 사업영역 넓힐 것


[ 김용준 기자 ] 국내 플라스틱(PB) 파이프 1위 업체 프럼파스트의 원재희 회장은 요즘도 가끔 공사 현장을 찾는다. 시공기사와 직접 대화하기 위해서다. 건설회사 사장이나 현장 소장보다 설치기사가 제품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안다고 믿기 때문이다. 원 회장은 “시공하는 사람이 불편해하는 점을 일일이 개선한 것이 1위가 된 비결”이라고 말했다.

프럼파스트는 내년 전략상품으로 파이프를 잇는 이음관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에도 “파이프끼리 제대로 연결됐는지 확인하면 불량률을 줄일 수 있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했다. 원 회장은 “기술은 사올 수 있지만 아이디어는 사올 수 없다”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보다 약간 개선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프럼파스트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무모한 세계시장 도전

원 회장은 1982년부터 10년간 파이프 대리점을 했다. 어느 날 영국 회사가 판매하는 가정용 배관 플라스?파이프를 알게 됐다. 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구해 꼼꼼히 들여다봤다.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숫자에는 자신있었다. 며칠간 분석한 그는 훨씬 낮은 원가로 생산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회사를 차렸다. 1992년의 일이었다. 2년간 연구해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가 쓰려고 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배관 파이프는 철로 제조한 게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원 회장은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 몇 명을 방으로 불렀다. 그리고 “기업명에 건축자재라고 쓰인 세계 회사 명단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은 1만여개에 달하는 기업 리스트를 작성했다. 원 회장은 모든 회사에 상품 소개 우편을 발송했다. 시간이 지나자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해 50여건에 달했다. 이들과의 거래가 이어졌고, 새로운 납품처도 생겼다. 원 회장은 “무모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수출로 시작한 회사여서 외환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 한 해 5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환율이 급등하며 회사 이익도 크게 늘었다.

◆협업과 신뢰의 힘

원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1년 GS그룹 계열사와 50 대 50 합작으로 더 강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를 차렸다. GS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원 회장은 제조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 회장은 “다른 배관에 쓰이던 주철을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원료를 제조하는 회사”라며 “원료 경쟁력 덕분에 지명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최근 GS가 보유하던 이 회사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지금도 그는 GS연구소 등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연구소들을 찾아다닌다. “문제가 생기면 대덕단지로 가 연구원을 직접 만나 조언을 듣고 실험을 부탁하기도 한다”고 했다. 협업이 프럼파스트의 또 다른 성장비결이라는 얘기다.

프럼파스트는 올해 국내시장에 기존 파이프와 함께 욕실에 설치된 여러 개의 수도꼭지로 수돗물을 분배해주는 분배박스 크기를 대폭 줄인 ‘점프-업 시스템’을 주력 제품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유럽시장에는 산업용 플라스틱 배관을 연결해주는 이음관(연결구) 등을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다.

원 회장은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미국 업체와 손잡고 화장품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중국공장을 통해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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