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사장 "R&D투자 확대"
올해 영업익 1조원 회복 목표…미국 테네시 공장 연말 가동
고급차 브랜드 공략 성과…BMW 7시리즈에도 공급
아트라스BX 자진 상장폐지, 빠른 의사결정 위해 필요
[ 강현우 기자 ]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HWW) 사장 겸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유통망 혁신으로 202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최고기업군)로 도약하겠다”고 22일 선언했다. 타이어 톱티어 기업으론 프랑스 미쉐린, 일본 브리지스톤, 독일 콘티넨탈 등 1~3위가 꼽히는 만큼 업계에선 조 사장의 톱티어 도약 선언을 ‘5년 내 톱3 진입’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 사장은 또 올해 실적 목표로 매출 7조원, 영업이익 1조원 회복을 내걸었다.
“지역 맞춤 전략으로 판매 확대”
조 사장은 이날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연 ‘한국타이어 익스피리언스데이 2016’에서 이 같은 성장 전략을 밝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장남인 그는 지주회사인 HWW의 최고경영자(CEO)와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의 마케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동생인 조현범 HWW 경영기획본부장 겸 한국타이어 경영운영본부장(사장)과 함께 그룹의 주요 전략을 수립·실행한다.
조 사장은 먼저 “지속적인 R&D 투자로 기술력을 강화해 수익성 높은 초고성능 타이어와 고급차 타이어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8월 대전에서 문을 여는 신축 중앙연구소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은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를 조성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구글플렉스처럼 좋은 인재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지역별 맞춤 전략과 유통망 개선으로 판매량을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말부터 연산 1100만개 규모의 미국 테네시 신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증설을 마친 중국 충칭,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의 공장을 합하면 연간 생산량이 1억2000만개를 넘어선다.
조 사장은 “미국 테네시공장은 최근 호황인 미국 자동차시장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등 신흥시장을 겨냥한 저가 브랜드 ‘라우펜’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의 매출은 2013년 7조69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6조4460억원까지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4년 1조31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8840억원으로 감소했다. 원재료인 천연 고무가격 하락으로 제품 가격이 내려간 탓이다.
조 사장은 “올해 유통망 혁신과 신시장 발굴로 매출 7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란 시장에서 한국타이어가 점유율 25%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이란 자동차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판매량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엔 슈퍼카에도 공급”
한국타이어는 독일 고급차 브랜드 BMW의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타이어 사업에서 OE는 교체용 타이어(RE)에 비해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상당수 자동차 운전자가 신차 구입 시 기존 장착된 타이어로 교체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BMW 1시리즈와 3시리즈부터 OE 공급을 시작했고 7시리즈에까지 넣으면서 BMW 전 라인업 공략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벤츠 S클래스, 지난해에는 포르쉐 마칸 공급 계약을 따내는 등 세계 고급차 브랜드를 차례로 뚫어내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는 BMW M과 메르세데스 AMG 등 고성능차에도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2020년까지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업체들에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이날 발표한 7시리즈를 포함해 세계 37개 완성차 브랜드의 280개 차종에 OE를 공급 중이다.
조 사장은 배터리 계열사 아트라스BX의 자진 상장폐지 추진에 대해 “사업 유연성을 높이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트라스BX가 성장을 위해선 사업 다각화 등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기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 공개매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일각에선 공개매수 가격 5만원을 낮다고 얘기하지만 공개매수 결정 시점에서 시장가보다 23%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적절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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