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선거·승자독식이 특징…모든 유권자가 대통령 직접 뽑는 한국과 달라요
[ 박종서 기자 ]
미국의 대통령 선출제도는 한국과 크게 다르다. 한국에서는 모든 유권자가 직접 대통령을 뽑는다. 반면 미국은 선거인단과 승자독식 제도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간접적으로 확인한다. 선거인단이란 대통령선거에서 투표 자격을 얻은 사람들이다. 일반 국민은 직접 대통령을 고르지 않고 자신들을 대표해 대통령을 선택할 사람에게 표를 준다. 선거인단은 538명으로 구성된다. 미국 의회의 상원과 하원 의석(535명)에 수도 워싱턴DC 대표 3명을 더한 숫자다. 선거인은 전체 50개주(州)에 인구에 비례해 할당된다.
미국이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 방식을 택한 이유는 넓은 국토가 주요 원인이다. 200여년 전에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해 국민 개개인의 뜻을 한꺼번에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투표를 대신해 줄 사람을 구하도록 한 것이다. 지금은 교통과 통신 사정이 크게 좋아졌는데도 간접선거를 고수하고 있다.
승자독식은 다른 나라 선거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독특한 제도다. 주(州)별로 투표해 선거인단을 뽑는데 어떤 후보든 상대 후보들보다 한 표라도 많이 얻으면 그 주의 선거인단 전부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만약 캘리포니아주 대통령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각각 1000표와 999표를 얻었다면 캘리포니아주 선거인 55명은 모두 클린턴에게 돌아간다. 승자독식 채택 배경은 두 가지다. 인구가 많은 주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수용되는 것을 막고 각 주(州)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되려면 일단 민주당이나 공화당 내부 경선에서 1위를 해야 한다. 무소속으로 나갈 수도 있지만 양당 체제가 공고한 미국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각 당은 주(州)를 돌아가며 당원만 참여하는 코커스(당원선거)나 일반 유권자까지 참여하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대통령 후보를 뽑는다. 대선 후보를 정할 때도 간접선거 방식을 채택한다. 공화당은 대선 경선에서도 승자독식 제도를 쓴다.
박종서 한국경제신문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