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넘김 부드러운 36.5도 열풍…골든블루, 위스키 시장 1위 넘본다

입력 2016-03-17 07:03
부산 산업지도가 바뀐다


[ 부산=김태현 기자 ]
위스키 시장에도 저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알코올 도수 36.5도인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가 인기를 끌며 임페리얼을 제치고 2위로 등극했다. 정통 위스키 알코올 농도는 40%이고 위스키는 연산 표기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고도 스카치 위스키 시장은 매년 10% 이상 줄어들고 있는 반면 저도 위스키 시장과 플레이버(혼합용) 위스키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정통 위스키 요건 중 알코올 농도가 최소 40%, 12년·17년·30년산 등의 숫자가 새겨져 있는 등 연산 표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오랜 관례였다. 세계 위스키 시장에서도 위스키 특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위스키를 병입할 수 있는 최적의 알코올 농도는 40%라는 게 하나의 통설처럼 전해진다. 세계 스카치위스키협회에 따르면 알코올 농도 40% 이하에서 병입되면 풍미를 제공하는 천연물질이 손실돼 향과 맛 등 품질이 떨어진다. 세계 최대 위스키 소비국의 하나인 우리나라 위스키 애호가들도 그렇게 믿어왔다.

그런데 최근 부산발(發) 저도 위스키 바람이 국내 위스키 시장 질서를 흔들고 있다. 위스키 전문가들은 “사회적 통념은 위스키 연산은 높은 품질을 말하고, 품질은 곧 높은 가격이라는 등식을 강요한 글로벌 위스키업체의 오래된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며 “좋은 위스키는 내 입맛에 맞는 위스키이지 비싼 가격이나 세계적인 브랜드, 연산, 고도수와는 상관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1~2월 국내 위스키 누적 판매량(출고량)은 알코올 농도 40% 이하 위스키 판매량이 6만7932상자(1상자=500mL×18병)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1%나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2월 15.2%에서 27.8%로 껑충 뛰었다.

알코올 농도 40% 이상 위스키는 아직 시장의 주도적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불안하다. 알코올 농도 40% 이상 위스키는 1~2월 17만6356상자가 팔려 72.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2만6979상자와 비교하면 판매량은 22.3% 줄었고, 시장 점유율도 12.6%포인트나 떨어졌다.

저도 위스키 열풍은 국내 위스키 시장 점유율 순위 변동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12년 부산을 연고로 한 주류업체인 골든블루가 국내 주류업체 중 처음으로 알코올 농도 36.5% 위스키를 출시한 뒤 점점 시장 점유율을 키우더니 지난해 초 국내 위스키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라 18년째 유지되던 윈저, 임페리얼, 스카치블루 등 3강 구도를 흔들어 놓았다. 이후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올라 1위 윈저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1위 위스키 브랜드 윈저의 1~2월 판매량은 5만5524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8% 줄어든 반면 골든블루는 4만9733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4% 늘었다.

골든블루 측은 급성장 비결에 대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혁신적 제품 콘셉트와 철저한 마케팅 차별화 전략 덕택”이라고 분석했다. 3년간의 개발과 시험과정을 거쳐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최적의 풍미를 찾아낸 뒤 부드러운 목넘김을 위해 최적의 도수를 결합한 전략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설명이다. 청색병의 골든블루 돌풍은 40도 이상의 고도수와 연산 강조 스카치 위스키만을 고집했던 소비자들이 개성을 중시하며 저도주, 맛, 개성 중시 제품인 골든블루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욱 골든블루 사장은 “골든블루가 단지 인기 있는, 잘 팔리는 제품이 아니라 침체된 한국 위스키 시장에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제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2020년 한국 위스키 시장 업계 1위에 올라 국내 3대 종합주류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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