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비웃는' 코데즈컴바인…코스닥 '품절주' 투기 경보

입력 2016-03-16 13:44
[ 이민하 기자 ] 코데즈컴바인이 코스닥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 소식에도 장중 급등세를 재연,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유통주식 수가 적은 '품절주'를 노려 주가를 부양하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문적인 투자세력이 있는 것 아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오후 12시32분 현재 코데즈컴바인은 전날보다 2만3500원(15.55%) 오른 17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수 주문창구 상위에는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골드만삭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주문 총합은 1만319주 순매수다.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 같이 치솟고 있다. 지난 3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급등세를 지속, 이달 들어 약 700%나 폭등했다.

거래소의 불공정거래 조사 소식이 나오면서 잠시 진정세를 보이는 듯했다.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가격제한폭(하한가)까지 빠졌다. 이날도 전날보다 17% 넘게 급락한 12만5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숨고르기도 잠시였다. 개장 후 다시 단기 차익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단타매매와 외국계 주문창구를 통한 매수 주문이 늘어나면서 다시 20% 이상 급반등 했다. 이날 오전 중에만 40%가량?변동폭을 보였다.

코데즈컴바인의 폭주에 코스닥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코스닥 25위 수준이었던 코데즈컴바인의 시총은 6조6338억원까지 불어나면서 시총 2위인 카카오(6조6306억원)까지 제쳤다.

4년 이상 영업적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던 코데즈컴바인은 최근 감자 및 출자전환으로 25만주를 제외한 물량이 보호예수로 묶여 있다.

코데즈컴바인의 이상 급등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통주식 수가 적은 품절주에 대한 전문적인 투기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헤지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코데즈컴바인 처럼 감자를 통해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띄우는 논리가 잘 먹히는 얘기인 것 같다"며 "일부 매니저들은 이렇게 품절주를 묶어 투자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왜곡에 따른 투자자들의 신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국내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라면 이번 코데즈컴바인 사례를 보면서 코스닥의 시장 기능과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며 "기업 기반여건(펀더멘털)과 무관한 제 2,3의 이상 급등 현상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거래소는 시장을 왜곡하는 매매에 대한 제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현재 거래소는 코데즈컴바인의 이상 급등과 관련한 매매 계좌 정보를 증권사에 요청한 상황이다. 거래소는 이미 특정 계좌들에 대한 실시간 매매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데즈컴바인 사태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특정계좌의 모든 거래내역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해당 계째?개설된 이후에 모든 거래내역을 뒤집어보겠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관련 계좌들를 집중 조사, 매매 형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제재와 더불어 시장 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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