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징팡 면세점 정책] 정책 혼란에 콧대 더 높아진 해외 명품브랜드

입력 2016-03-14 18:14
업계 갈등 '어부지리' 노려


[ 강영연 기자 ] “작년까지만 해도 해외 명품들이 매장 인테리어 비용의 절반을 부담했지만, 지금은 면세점이 전액을 내주겠다고 해도 입점을 꺼리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이 중심을 못 잡는 사이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면세 사업자 간 브랜드 유치경쟁이 치열해지고, 혼탁양상으로 흐르면서 명품들의 콧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이 여러 군데 있고, 앞으로 더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 명품 브랜드로선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새로 문을 여는 면세점들에 있어 해외 명품 유치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선호하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이른바 3대 명품의 입점은 면세점의 품격과 매출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명품 화장품 토산품 등을 한곳에서 모두 살 수 있다는 점이 요우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 쇼핑을 선호하는 핵심요인이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가 빠진 면세점이라면 쇼핑선호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면세점들의 브랜드 유치작전은 갈수록 꼬이고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입점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서 면세 사업자 사이에서 이익을 저울질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입점 조건이 제시되는 상황이라 결정을 미루면서 몸값을 올리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개장한 한화갤러리아63과 HDC신라면세점은 3대 명품이 전부 빠진 상태로 문을 열었다. 지난달 문을 연 SM면세점과 오는 5월 개장을 앞둔 두산면세점, 신세계디에프도 같은 처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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