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등산왕'…박희동 광운대 전략기획팀 팀장

입력 2016-03-14 09:14
수정 2016-03-14 09:18
“산에 보내주지 않으면 일을 그만 두겠다고 한 적도 있어요. 그냥 산이 좋습니다.”

박희동 광운대 기획처 전략기획팀 팀장(56·사진)은 13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멋쩍게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산악인’이다. 그는 1988년 산악인 엄홍길 씨, 남선우 씨 등과 함께 한국 최초로 히말라야 로체봉을 등정했다. 해발 8516m 높이의 로체봉은 에베레스트 남쪽 봉우리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이다. 이밖에 그는 히말라야의 캉구르봉, 쉬브링봉, 낭가파르밧 등에도 올랐다.

박 팀장이 산악에 입문한 것은 대학교 1학년 산악부에 가입하면서부터였다. 광운대 전자통신과 82학번인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 산악부에 들어가고 싶었다”며 “이때 만난 동기들과 지금까지 매년 산에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그는 대학 동기들과 키르키즈스탄 악수과 러시아 코카서스 엘브르즈를 등정했다.

산에 오르면서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박 팀장은 “1984년 히말라야 캉구르봉 정상에 오르고 하산하는 길에 발을 헛디뎌 구르는 등 지금까지 세 번의 위기를 겪었다”면서도 “그래도 산에 오르는 걸 멈출 수는 없겠더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1990년 광운대 교직원으로 입사해 관리처, 법인 사무국 등 주요 부처를 거쳤다. 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전략기획팀은 대학 발전 기획을 세우고 교육부의 대학 평가를 대비하는 중책 부서다. 박 팀장은 “일을 하면서 산악 활동을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최대한 방학과 휴가 기간을 활용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그는 1990년대 초반 대한산악연맹 서울시연맹 산악구조대로 활동했다. 지금은 대한산악연맹 대외협력이사와 한국 대학산악연맹 등산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등산아카데미에서는 수도권 대학 산악부를 대상으로 등반 기술과 산악에 대한 철학 등을 전수하고 있다.

박 팀장은 “부인도 대학 산악부에서 처음 만났다”며 “죽을 때까지 산에 오르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해 그는 동기들과 함께 몽골 초원을 탐사할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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