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쏟아지는 선심 공약] 숫자로 생색만 내는 일자리 공약

입력 2016-03-13 18:07
'페이고'로 나라 곳간 지키자

실행방안 모호하고…일자리 창출 역행하고


[ 박종필 기자 ] 새누리당 400만개, 더불어민주당 71만개, 국민의당 55만개.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공약한 일자리 창출 규모다. 이번 총선이 사상 최악의 청년 취업난 속에 치러지는 만큼 각 정당은 일자리 창출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실행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고 일자리 창출에 오히려 역행하는 공약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새누리당은 U턴 기업 경제특구를 조성, 생산시설 등을 해외로 옮긴 기업이 국내로 되돌아오도록 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다. 해외 진출 기업의 10%만 돌아와도 앞으로 5년간 236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새누리당은 설명했다. 정부는 2012년부터 U턴 기업에 세금 감면, 산업단지 우선 입주 등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30여개뿐이다. 새누리당은 또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앞으로 5년간 일자리 15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이 역시 지난해 1323만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2020년 2300만명으로 증가한다는 전제하에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일자리 71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34만8000개,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통한 일자리 25만2000개, 주 40시간 준수 등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신규 일자리 11만8000개 등이다. 공공부문 위주의 일자리 창출은 재정 부담 증가 등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민주의 해고 제한 및 정리해고 요건 강화 공약도 일자리 창출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강화해 신규 채용을 억제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공기업과 직원 1000명 이상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5% 청년 고용할당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8만3000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청년 고용할당제는 저학력 등 취약 계층 구직난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공기업과 대기업이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의 청년을 고용하면 구직자가 몰려 중소기업 인력난은 심화되는 부작용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