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든 남측 자산 청산"…남북 경협 모든 합의 파기

입력 2016-03-10 18:10
금강산 호텔·개성공단 설비 등 1조4천억 남한 자산 공식 '몰수'

북한, 스커드C 미사일 발사…군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


[ 최승욱 / 김대훈 기자 ] 북한이 10일 개성공단과 금강산 등 북한에 있는 모든 남측 자산을 청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측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업지구 가동을 중단한 만큼 우리 측 지역에 있는 남측 기업과 관계 기관의 자산을 완전히 청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각부터 북남 사이에 채택·발표된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를 무효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북한의 조치에 대해 “묵과할 수 없는 도발적 행위로, 우리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절대로 훼손해선 안 되며 책임은 모두 북한당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뒤 2011년 금강산지구에 있는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기관과 투자기업 자산을 몰수·동결했다. 지난달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뒤에는 입주 기업 공장과 원·부자재 등 모든 남측 자산을 동결했다. 이번에 청嫄沮?언급한 것은 시설 철거와 매각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북 독자 제재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게 당국의 해석이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담화에서 지난 8일 “선제 공격 방식으로 전환하고 최후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며 청와대도 1차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고 위협했다.

북한과 한국 정부 및 기업이 맺은 경협 관련 합의에는 1998년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현대그룹 간 ‘금강산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와 남북당국이 맺은 2000년 ‘남북투자보장합의서’, 2004년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지구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등이 있다.

북한이 ‘청산 대상’으로 삼은 우리 측 자산 대부분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투자된 공장 및 설비, 호텔 등의 시설물이다. 개성공단은 9249억원, 금강산 지역은 41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북한이 우리 측 자산에 대한 동결 및 몰수 조치를 했기 때문에 ‘청산’은 선언적 의미라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이후 공단 설비를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5시20분께 황해도 삭간몰 지역에서 강원 원산 동북 해상으로 스커드C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한 내륙을 가로질러 500여㎞를 날아가 동해안 원산 앞바다에 떨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황해도에서 스커드를 쏜다면 한국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며 “수도권을 향해 발사되면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다 해도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UN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서한 발송 등 여러 필요한 외교적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