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성장·금융안정' 두 마리 토끼 잡을 것…자본유출입 여전히 우려"(종합)

입력 2016-03-10 12:55
수정 2016-03-10 13:06
[ 채선희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현재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에 있어 국내 경제의 성장세와 금융안정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실물과 금융이 긴밀히 연계돼 있는 만큼 균형을 잘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결정 직후 가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3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9개월째 동결했다.

이 총재는 특히 자본유출입 상황에 대해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본흐름은 금리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상당히 공급돼 있지만, 이슈에 따라 시장 흐름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완화되는 점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중순까지 큰 폭 감소하던 외국인 증권자금이 유입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정책 기대감과 유가 반등, 주요국의 통화완화정책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나아지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또 국내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꽤 유입되면서 국내 경제 건전성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선 "상·하방 리스크를 중립적으로 보고 있다"며 "흐름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달 소비와 설비투자 상황이 1월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특히 내수 흐름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의 경우 내수보다 감소폭이 더 크지만 세계 교역 축소에 따른 영향이 크므로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총재는 연 1.50%인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선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한다"며 "최근 1년여 사이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한 이후 분석해보니 금리와 신용 경로는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자산 가격이나 환율 경로에서의 인하 효과는 확실치 않다"며 "환율은 금리 이외에 다른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 효과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즉 지금처럼 대외 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에선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리 정책에는 타이밍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 자체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들이 잘 작동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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