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이세돌 "상상할 수 없는 수에 놀라"…하사비스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

입력 2016-03-10 00:13
이세돌 "이제 승리 가능성 5 대 5"


[ 추가영 기자 ]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알파고가 최고의 바둑기사로 꼽히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를 거두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썼다.

불과 2시간 전만 해도 “극도로 긴장된다. 이세돌은 창조적인 공격 기술로 유명한 바둑기사다. 알파고는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며 초조한 심경을 드러냈던 하사비스는 알파고의 승리를 달 착륙에 비유하며 인류가 이룬 또 하나의 기술적 승리라고 자평했다.

대국이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9단이 꺼낸 첫 마디는 “너무 놀랐다”였다. 그는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조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초반의 실수를 만회하지 못한 것을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아무래도 초반은 알파고가 힘들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는데 (게임을) 풀어가는 능력과 허를 찌르는 수가 대단했다”?했다. “경기를 하면서는 (알파고가) 사람이었다면 도무지 둘 수 없는 수를 둬서 또 한 번 놀랐다”고 했다.

첫 대국 패배에 대해 그는 “여러 번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며 “이제 시작했을 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승률에 대해선 “이제 (승리 가능성은) 5 대 5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구글 딥마인드 측도 이날 알파고가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하사비스 CEO는 “막상막하의 긴장감이 도는 대전이었다”며 “남은 경기의 승률을 전망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알파고 개발을 총괄한 데이비드 실버 박사는 “오늘 대국을 치르는 모든 순간에 수를 놓고, 순서를 결정하고, 최고의 수를 내기 위해 알파고가 보유한 능력을 한계치까지 밀고 가야 했다”며 “알파고의 한계를 시험해볼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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