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늘길 잡아라"…대한항공-아시아나, 중동 경쟁시대 열리나

입력 2016-03-09 19:14
여객·화물기 주4회 운항…정부, 11일 이란 운수권 배정
대한항공, 중동노선 강점 활용…새로운 시장 확보에 총력전
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진두지휘…사상 첫 중동노선 도전


[ 김순신 기자 ]
한국과 이란을 잇는 하늘길이 7년 만에 열린다. 국토교통부는 11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한국~이란 노선의 운수권을 배정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운수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이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여객과 화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장거리 운항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아시아나항공은 이란항공과의 협력 경험 및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를 각각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대한항공 “중동 등 장거리 경험 많다”

한국과 이란은 1998년 항공협정을 체결해 여객기와 화물기를 주 4회 운항할 수 있도록 운수권을 설정했다. 정부는 이 운수권을 11일 배정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와 화물기 모두 주 4회 운수권을 신청했다. 규정상 두 회사 중 한 회사가 여객기와 화물기 운수권을 모두 가져간다. 한국의 국적 항공사가 畸?이란 노선을 취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란 노선은 2009년 이란항공이 여객노선을 중단한 이후 끊겨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 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이란 노선 운수권은 한 회사만 배정받을 수 있다”며 “승자가 모든 운수권을 가져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운수권 배분 기준 항목은 △안전성 및 보안성 △이용자 편의성 △시장 개척 노력 및 운항 적정성 △지방 공항 활성화 노력 등 총 6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화물기를 띄우겠다고 발표하며 이란 노선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1970년대 중반 양국 간 화물기를 부정기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제다와 두바이 등 중동 지역에 이미 3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장거리 노선을 운영해 본 노하우가 이란 노선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미주 노선에 19개, 유럽 노선에 16개 등 40개의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미주 유럽 등에서 12개 장거리 노선을 띄우는 아시아나항공보다 세 배 이상 많다.

◆아시아나 “이란항공과 일해본 경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최근 이란 노선 유치전을 직접 지휘하며 이란 시장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달 이란을 방문해 항공시장을 둘러본 뒤 아시아나항공에 여객 직항편 개설을 지시했다. 직항로를 통하면 14시간 정도 걸리는 한국에서 이란까지의 여행 시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란에서 한국을 오가는 직항 노선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항공과 공동 운항 등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운수권만 확보하면 최대한 빨리 취항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까지 테헤란~베이징~인천 노선을 취항한 이란항공과 파트너로 일한 경험이 있다.

중동 노선을 경쟁 노선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아시아나항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저렴한 항공권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동 항공사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2011년 5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70만명 가까이로 늘어났다”며 “중동 지역에 취항하는 국적사를 늘려 국내 항공사의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동 노선이 없는 아시아나항공에 이란 운수권을 배정함으로써 대한항공과 경쟁 체제를 구축해 중동 항공사에 뺏긴 이용객을 찾아오도록 하자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국토부의 운수권 정기 배분에서는 7개 국적 항공사 가운데 아시아나항공만 운수권을 받지 못했다.

김승옥 KOTRA 테헤란무역관장은 “경제제재가 풀린 뒤 이란을 찾는 한국 기업인이 긴 여행 시간에 불만을 토로했다”며 “조속히 직항편이 뜨면 기업인들이 이란에서 사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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