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플러스] 두산그룹, 사업부 매각 등 대수술로 위기 탈출할까

입력 2016-03-04 15:29
[ 박상재 기자 ]
국내 최장수 대기업인 두산그룹이 대대적인 수술대에 오른다. 계열사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공작기계 사업부를 1조1308억원에 디엠티홀딩스에 매각했다. 두산건설은 레미콘 제조사업에서 관악 공장을 분리,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 등과 함께 매각을 추진중이다.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져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과 단기적인 이슈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2008년부터 시작된 경영 위기…신용등급 강등까지

두산그룹의 위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 사업구조를 중공업 중심으로 바꾼 두산그룹은 금융위기를 맞으며 주요 계열사들의 부진이 이어졌다.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2008년 당기순손실 1218억18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후 2010년과 2011년, 2014년에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당기순손실이 8595억500만원까지 늘어나며 적자로 돌아섰다.

두산건설 실적은 더 나쁘다. 2008년 413억200만원이던 당기순이痼?2011년 적자로 전환했고 작년에는 적자폭이 5207억4500만원으로 확대됐다.

지난 1월에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두산건설 등급은 'BBB-'에서 'BB+'로 각각 내렸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체질 개선 나선 두산… "재무구조와 투자심리 개선될 것"

실적 부진으로 자금난이 이어지자 두산그룹은 계열사 구조조정과 사업부 매각 등에 나섰다.

두산그룹은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과 함께 지난달에는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4.99%(487만3754주)를 3046억원에 모두 팔았다.

또 박정원 두산 회장을 두산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 앉히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시도중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별도 순차입금이 3조1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유동성 위험이 점차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두산그룹 주가가 나빴던 가장 큰 이유는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이러한 부분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각과 분할 소식이 알려진 뒤 두산그룹 관련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유동성 확보 노력이 이어지는 만큼 단기적인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증시서 주가는 뛰고 있지만… 펀더멘털 약해졌募?평가도

두산그룹주(株)는 사업부 매각 소식이 전해진 뒤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두산 주가는 전날보다 900원(1.07%) 오른 8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7.82%(종가 기준) 급등한 뒤 3일 연속 상승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일 15.04% 뛰어오른 뒤 전날 2.98% 올랐다. 이날도 전날보다 245원(5.06%) 오르며 5090원에 마감했다. 두산건설은 이날 상승세를 보이다 하락 마감하며 출렁였다.

비록 주가는 올랐지만 두산그룹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재무구조 개선이 곧바로 주가에 연결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재무구조 개선은 차입금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며 "단기적인 이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을 기업의 경쟁력이 낮아진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간 1000억~15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이 나왔던 공작기계 사업부가 없어진 것은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라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과 철강, 기계 등의 산업 관련주가 전반적으로 바닥을 친 뒤 저가 매수세 등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며 "두산그룹만의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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