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름 기자 ]
끝을 모르고 오르던 원·달러 환율이 이번주 들어 안정세를 찾고 있다. 지난주를 연중 최고치인 1238원대로 마친 원·달러 환율은 4일 장중 1208원대까지 내려왔다. 금융 전문가들은 글로벌 위험자산 기피 기조가 수그러들면서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평균 1173.20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크게 치솟기 시작해 1월에는 전달보다 30원 이상 오른 평균 1203.70원을 기록했다.
2월 들어서는 상승폭이 더 가파라졌다. 2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8거래일)동안은 무려 30.7원이 급등했다. 정점에 올랐던 25일에는 장중 12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2월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3거래일동안 원·달러 환율은 23.6원이 내리며 1210원대로 돌아왔다.
금융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심리가 되돌아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 주요국들의 경기부양 정책 등의 호재가 이어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한두달 정도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G20에서의 통화정책 공조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위험자산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의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발표된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드러났고 2월 소비자물가 역시 예상보다 높은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틀 연속 4000억원대 순매수에 나서며 환율 하향에 영향을 줬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 저점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1100원대 복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하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커 단기 낙폭 과대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한다"며 "지난 2월 15일 급등 이전 수준인 1208.1원이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다음주 한국은행 금통위를 시작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이어진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유럽중앙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단행이 이뤄진다면 1200원 하향 돌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4월이나 6월 인상 이슈가 재부각될 것"이라며 "5월 이후 환율 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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