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부품)부문
스마트폰의 두뇌' AP시장 우뚝
작년 모바일AP 매출 17억달러…1년새 두 배 가까이 껑충
매출증가 속도, 경쟁사 압도
초미세화 공정 '14㎚ 핀펫' 개발
미국 인텔·대만 TSMC보다 먼저 양산
한 웨이퍼에서 생산하는 칩 대폭 늘어…퀄컴 등 시스템 반도체 강자 위협
[ 남윤선 기자 ]
지난 2일 찾은 삼성전자 경기 기흥사업장 S1 라인. 이곳에선 웨이퍼(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기판)를 실은 자동운반장비(OHT)가 머리 위로 쉴 새 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S1 라인은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시스템 반도체 핵심 생산설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 거래처가 최근 크게 늘어나면서 이 공장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공장 중 가장 오래된 이곳을 최근 28㎚(나노미터·1㎚=10억분의 1m)공정에서 14㎚로 전환하고 있다.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어달라”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고객사들의 몰려드는 요청 때문이다.
왕좌 노리는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향해 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세계 4위에 올랐다. 2014년 5위였지만 중국 스프레드트럼을 제치고 한 계단 올라섰다.
매출 증가 속도는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훨씬 빠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출은 2014년 8억5600만달러에서 2015년엔 17억3000만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위 퀄컴은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20억달러 이상 줄었고 2위 애플, 3위 대만 미디어텍, 5위 스프레드트럼의 매출 상승률은 삼성전자보다 낮았다.
삼성전자는 자체 브랜드인 모바일 AP ‘엑시노스’를 생산하고 있다. 엑시노스는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5, 갤럭시S7 시리즈 등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에 탑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반도체 제조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14㎚ 핀펫 공정을 개발해 ‘엑시노스7 옥타’를 양산했다.
14㎚ 공정은 세계 반도체업계를 이끄는 삼두마차 미국 인텔과 삼성전자, 대만 TSMC가 지난해 경쟁적으로 먼저 양산에 들어가려고 했던 공정이다. 삼성전자는 이 경쟁에서 승리자가 됐다. 반도체는 공정을 미세화하면 칩 크기가 줄면서 한 웨이퍼에서 생산하는 칩 수가 늘어난다.
회로 내 전자 이동거리도 짧아지면서 칩의 성능과 속도도 빨라진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출이 크게 늘어난 건 경쟁사보다 앞서 확보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14㎚ 공정을 2세대로 업그레이드해 여기서 ‘엑시노스8 옥타’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