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출시 전까지 준대형급 독주체제 굳힐 듯
[ 김정훈 기자 ] 강력한 히트 상품인 쏘나타와 그랜저를 제쳤다. K시리즈 1등 선수인 K5도 잡았다. 기아자동차 올뉴 K7의 초반 돌풍이 완성차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3일 기아차에 따르면 3000만원대 준대형 세단인 신형 K7은 지난달 국내에서 6046대 팔려 아반떼(7932대)와 1t 트럭 포터(7098대)에 이어 국산차 베스트셀링 3위에 올랐다.
승용차 부문만 놓고 보면 전체 2위에 올라 쏘나타(5916대), 그랜저(3876대) 등 전통의 강호를 모두 제압했다. 경쟁 차종인 쉐보레 임팔라(1255대)도 많은 격차로 따돌렸다.
K7이 인기몰이에 나선 반면 그랜저 판매는 작년 2월(6369대)보다 40% 가까이 감소했다. 그랜저는 2011년 1월 5세대 모델(HG)이 등장한 이후 판매량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 올 하반기 6세대 신모델이 나오기 이전까지 고전이 예상된다.
특히 K7은 기아차 라인업 중 경차 모닝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차종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 K시리즈 중에선 지난달 3615대 판매된 중형 K5도 뛰어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준중형, 중형 승용차를 타던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고급차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준대형 세단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평론가인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 소비자들의 눈 높이가 점점 더 고급스런 차로 이동하고 있다"며 "신형 그랜저 출시 이전까진 준대형급 시장에선 K7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7은 지난달 1만대 이상 예약판매를 달성해 기아차가 연말까지 판매 목표로 설정한 5만대를 향해 순항을 시작했다.
K7에 이어 최근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 SM6 역시 한 달간 1만대 이상 사전계약 실적을 올리며 돌풍을 예고했다. 3월부터 출고대수가 집계되는 SM6마저 가세하면 K7, SM6 2개 차종이 국산 승용차 시장의 새로운 리더로 올라설지 주목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노후화로 신차 K7에 준대형 고객이 몰리고 있다"며 "오늘 출시한 그랜저 30주년 모델과 다음달 한정판 모델을 준비해 그랜저 판매량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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