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액기부터 주스카페까지…입소문 타고 해외서 '대박'
김영기 휴롬 회장, 원액기 하나로 매출 3300억
현지 입맛 맞춘 주스카페 열어…중국·동남아 등 수출비중 70%
[ 김희경 기자 ]
지난해 11월11일 0시부터 다음날 0시까지 단 하루였다. 국내 원액기업체 휴롬은 이날 중국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5만여대의 제품을 팔았다. 2초에 한 대씩 팔린 셈이었다. 총 판매금액은 1억위안(약 180억원)에 달했다. 24시간 만에 중국 3개월 판매액을 달성한 것.
휴롬은 원액기 인기바람을 타고 중국인 사이에 건강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중국 전역에 ‘휴롬주스’ 카페를 열었다. 매장은 52개에 달한다.
◆문화·날씨 고려한 현지화 전략
휴롬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휴롬 원액기가 팔리는 곳은 세계 85개국에 이른다. 중국을 포함해 7개국엔 휴롬주스 카페 매장을 62개 열었다. 김영기 휴롬 회장은 “세계에 건강주스 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1974년 설립된 휴롬은 과일을 갈지 않고 눌러 짜는 원액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09년 31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4년 3302억원(자회사 휴롬엘에스 매출 포함)으로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70%에 이른다. 수출액은 매년 평균 50% 증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해당 지역의 문화, 날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그리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2012년 중동에 처음 진출한 휴롬은 현지 시장을 깊이 연구했다. 김 회장은 술을 즐기지 않는 문화를 눈여겨봤다. 주스, 차 등 다른 음료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날씨도 살폈다. 덥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집과 대형 쇼핑몰 등 건물 안에서 여가시간을 주로 보낸다.
김 회장은 “현지 대형 쇼핑몰 등에 들어가 있는 드러그스토어 ‘닥터뉴트리션’ 41개 매장에 입점하고 집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홈쇼핑 채널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며 “이 같은 전략 덕분에 현지 매출이 매달 15%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선 국내에서 내놓지 않은 메뉴도 선보였다. 현지인이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김 회장은 “배와 연근을 이용한 ‘로터스 드림’, 배와 석류를 섞은 ‘젠틀레드’ 등 현지인 입맛에 맞춰 메뉴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녹즙 기능 강화한 신제품 출시
1년 만에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은 “이달 중순께 녹즙 기능을 강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제품보다 착즙률을 높였기 때문에 채소로 주스를 만들 때 효과적이다. 휴롬은 소비자들이 과일뿐 아니라 채소를 더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다. 김 회장은 국내외 소비자에게 건강주스의 중요성을 알리고 널리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어린이 식습관 개선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이 채소와 과일을 잘 먹을 수 있도록 서울, 경기 지역 유치원에 휴롬주스를 무상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엔 농식품부, 생산자연합회와 함께 어린이 식생활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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