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부 김익환 기자) “공부 더하고 기사 써라 깡통기자야.”
제가 쓴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모두 읽어 봅니다. ‘글설리(글 작성자를 설레게 하는 리플)’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댓글 하나 달리지 않을 때 서글픕니다. 저런 ‘악플’이라도 달릴 때가 낫지요.
요즘 공매도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공매도는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사들여 갚아 시세차익을 올리는 투자기법입니다. 공매도 관련 기사는 인기가 많습니다. 댓글이 많이 달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봤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습니다. 역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공매도 세력을 감싸주는 저의가 뭐냐며 육두문자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기도 하고 기사 똑바로 쓰라며 항의하는 이메일도 적잖게 받았습니다. 공매도는 개미의 ‘주적’입니다. 자신이 투자한 주식이 내려가면 공매도 탓으로 돌리는 개미를 숱하게 봤습니다.
하지만 정말 공매도 탓일까요. 공매도가 몰리는 종목은 무조건 내려가고 공매도가 자취를 감추면 주가가 오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약세장에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매도가 주가하락의 주범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죠. 올 들어 공매도 비중이 많았던 종목 상당수의 주가가 오른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기도 합니다. 개미 투자자들이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에 뒤늦게 반응해 추격 매수할 때가 그렇습니다. 개미의 매수세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어떤 종목은 주가에 거품이 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종목은 공매도 세력의 좋은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공매도로 주가 거품이 금세 빠지면서 개미가 손해를 보는 사례가 적잖게 있습니다. 공매도가 얄밉긴 하겠지만 섣부르게 매수세에 동참한 투자자도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신중하게 우량 종목을 골라 알맞은 시점에 투자하셨으면 합니다.
공매도를 옹호하냐는 ‘악플 공세’에 다시 한번 시달리겠네요. 하지만 제가 독자들의 ‘성공 투자’를 기원한다는 점만은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끝) /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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