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역시 히트상품이 효자였다. 농심과 오뚜기는 히트상품으로 좋은 실적을 낸 반면 불닭볶음면 이후 별다른 히트상품이 없던 삼양식품은 고전을 면치못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은 '짜왕'과 '맛짬뽕'의 인기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짜왕도 1억봉 이상 판매됐고, 맛짬뽕은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4500만개가 팔려나갔다. 여기에 농심의 장수브랜드인 신라면도 견고하게 실적을 지지해줬다. 신라면의 지난해 국내외 매출은 68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실적에도 여실히 반영됐다. 농심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이 1182억8793만원으로 전년 대비 60.8%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조1816억원으로 6.9% 증가했다.
'진짬뽕'으로 짬뽕열풍을 일으킨 오뚜기도 실적에서 미소를 지었다. 진짬뽕은 지난해 10월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 후 짬뽕라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진짬뽕은 3개월 만에 5000만개가 넘게 팔리면서 올해 1월 기준으로 전체 짬뽕라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라면시장에서 점유율 20%를 차지하면서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뚜기의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5.6% 증가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며 "진짬뽕의 1월 매출액은 150억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별다른 히트상품이 없었던 삼양식품은 고전을 면치못했다. 삼양은 2014년 불닭볶음면으로 매운볶음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지난해는 별다른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짬뽕라면 경쟁에선 돼지뼈 육수를 담은 '갓짬뽕'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미 이연복 쉐프를 내세운 팔도의 불짬뽕 기세에 눌렸다. 아직까지 짬뽕라면 시장에서 갓짬뽕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이에 실적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1억4326만원으로 전년 대비 26.47%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34억332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라면 쪽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유가공 사업부의 부진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지만, 전체 매출액 중 유제품의 비중은 15%이며 라면의 비중은 70%에 달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라면 열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히트상품이 라면업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정동·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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