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초강력 북한 제재 돌입…바닷길 봉쇄·광물수출

입력 2016-02-26 08:46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 사회의 제재에는 초강력 조치들이 망라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지난 50일 동안 검토 끝에 마련된 대북 제재결의안 초안을 회람하고, 회의 후 이례적으로 언론에 내용을 공개했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를 공언한 미국의 서맨사 파워 유엔대사가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제재 항목을 하나씩 발표할 때마다 '사상 처음으로'라는 점을 강조한 파워 대사는 초안이 그대로 안보리에서 채택된다면 "안보리가 지난 20년 이상 부과했던 (제재 가운데) 가장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안 속 제재들은 북한의 '생명선'을 건드릴만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진다.

제재안은 북한의 수출입을 강력히 통제함으로써 '돈줄'을 조이는 동시에, 북한의 불법행위나 의심스러운 거래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상당수는 이미 예상됐던 수위이기도 하다.

결의안은 우선 지금까지 대량살상무기(WMD) 등의 의심물질을 선적한 경우로만 제한돼던 북한 수출입 화물에 대한 검색을 모든 화물로 확대했다.

북한으로 들어가거나, 반대로 북한에서 나온 화물선이 유엔 회원국의 영해로 지나가면 예외없이 의무적으로 검색을 하겠다는 의미다.

결의안은 또 불법 몰품을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이 외국의 항구에 입항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중국 대북교역 거점인 랴오닝성 단둥항이 최근 북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한 조치가 더 많은 나라로 확산될 것임을 예상케 한다.

이런 해운 제재가 실행되면 북한의 제3국 입출항은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상의 대북 '해상 봉쇄'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의안은 북한의 외화 수입원에도 더 견고한 차단막을 쳤다.

소형 무기수출을 금지하는 무기금수를 강화하는 한편, 금수의 영역을 광물자원까지 넓혔다.

북한의 석탄, 철, 금, 티타늄과 희토류가 수출 금지 품목에 올랐다.

석탄은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 가운데 10억5000만 달러로 42.3%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품목이었다.

북한으로 유입되는 달러화 차단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원유 공급 문제는 예상대로 '원유공급 중단'으로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북한의 '경제붕괴'를 내세웠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제재안은 대표적인 군수물자인 항공유와 로켓 연료의 공급을 금지했다.

북한 주민의 실생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북한에는 실질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파워 대사는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 제재안이 채택된다면 북한에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확산을 용납하지 않으며, 그런 행위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제재안에는 이외에도 핵무기·미사일 개발에 연루된 북한의 개인 17명과 단체 12곳 등 29곳이 제재 대상으로 추가됐다.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북한의 대남공작을 지휘하는 정찰총국과 핵·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원자력공업성과 국가우주개발국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2월 신설된 정찰총국은 지난해 1월 미국 국무부가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에 따른 배후로 지목되며 특별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적이 있으나,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2013년 4월 신설된 원자력공업성과 우주개발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라 유엔 산하 북한 제재위원회 소속 전문가단이 북한 제재위원회에 제출한 제재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이번 제재안이 채택된다면 이미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유엔의 개별 회원국이 실행에 들어간 북한과의 양자제재와 더불어 상승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서방 외교가의 기대이다.

다만, 제재안에는 최대 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해외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제재는 들어가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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