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시위로 14개월 지연
갈등 증폭 등 유·무형 피해
해군 함정 20여척 정박
'최적의 기동부대 기지'
15만t 크루즈 2척 접안
관광객 연 120만명 유치 가능
[ 최승욱 기자 ]
제주 강정마을이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해상교통로와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전략적 기지이자 외국인을 끌어들이는 관광허브로 탈바꿈했다. 정부가 2006년 국방중기계획에 반영하고 입지 선정에 들어간 지 10년 만이다. 정부는 26일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에서 제주민군복합항 준공식을 연다. 해군 함정 20여척이 정박 가능한 민군복합항은 내년 하반기부터 최대 15만t급의 크루즈선 2척도 동시에 접안할 수 있게 된다.
민군복합항은 강원 동해, 경기 평택, 전남 목포, 부산 등 기존 해군기지보다 수심(평균 13m)이 깊어 대형 함정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유사시 동·서해 전방해역에 수상함과 잠수함 등을 투입,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최적의 기동부대 기지’로 평가받고 있다. 해양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이어도에 4시간이면 출동, 인접국과의 해양분쟁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해양주권을 지킬 수 있다.
김성찬 새누리당 국회의원(전 해군참모총장)은 “종북단체의 이간질과 반정부단체의 음해 속에서 일부 주민과 전문시위꾼의 공사 방해까지 겹치면서 준공이 계획보다 14개월가량 늦어졌다”며 “붉은발말똥게 등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존대책을 시행한 데다 자연친화적으로 건물을 지은 만큼 앞으로 다른 군사기지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7600t급 이지스구축함과 4400t급 구축함, 1200t급 잠수함 등 10여척이 제주기지를 모항으로 쓰고 있다. 크루즈선이 드나들 민항은 공사 중이다. 제주도는 내년 3월 말까지 크루즈터미널 등 부대시설 공사를 마치고 4~6월 시범 운영한 뒤 7월 개항할 계획이다. 크루즈 선박이 많이 입출항하는 중국 상하이와의 거리가 568㎞로 제주항보다 28㎞ 짧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크루즈선의 제주 기항은 285회에 관광객은 62만명이었다”며 “관광미항이 본격 운영되면 제주를 찾는 전체 크루즈선이 연간 600회, 관광객은 12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군복합항 건설과 운영에 따른 지역경제 기여효과도 적지 않다. 전체 사업비 1조765억원 중 4000여억원이 지역 건설업체에 돌아가게 된다. 기지에 근무하는 장병은 2000여명이다. 오는 4월 관사가 세워지고 인근 아파트 매입이 끝나면 하반기부터 장병 가족 3000여명이 이사올 전망이다. 높이 19.4m(해수면 기준), 길이 1.5㎞의 외곽방파제에 조성된 ‘해상올레길’을 찾을 관광객과 장병 면회객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합항 운영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056억원, 고용창출효과는 1248명으로 분석됐다. 유영식 해군 정훈공보실장은 “지역주민이 9개 복지시설을 운영하게 되며 해녀들은 잠수질환 치료를 무료로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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