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10선 제자리 걸음…이틀째 '매수 주체' 사라져

입력 2016-02-24 15:33
[ 김아름 기자 ]

코스피지수가 방향성을 잃고 나흘 연속 1910선 위에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물론 개인들까지 모든 수급 주체가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틀째 시장 내 매수 주체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유일하게 매수세가 유입,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아섰다. 다만 프로그램을 통한 금융투자 등의 비차익매수는 오는 3월 동시만기의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1포인트(0.07%) 내린 1913.32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유가 급락에 따른 미국 증시의 부진으로 하락 출발했다.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늘어나며 장 후반 1910선이 깨지기도 했지만 장 종료 직전 반등하며 1910선은 지켜냈다.

이날 주가는 사우디와 이란 석유장관이 연이어 "감산 불가"를 주장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한 영향을 받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알리 빈 이브라힘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감산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감산을 약속하더라도 이를 지킬 산유국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 석유부 장관인 비잔 잔가네도 동결 협력 가능성에 대해 “농담같은 소리(This is more like a joke)”라고 일축했다. 그는 “주변국들이 산유량을 하루 평균 1000만배럴까지 증대해 놓고 동결을 주장했다”면서 “이란의 동결량은 하루 평균 100만배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석유부 장관이 감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55% 하락한 배럴당 31.87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미국 증시도 고전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8.88포인트(1.14%) 하락한 16431.7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4.23포인트(1.25%) 내린 1921.27에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도 67.02포인트(1.47%) 하락한 4503.58로 종료됐다.

모든 수급 주체가 팔자세로 장을 마쳤다.

장중 매도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은 장 막판 매수에 나서며 162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친 반면 개인은 장 막판 매도에 나서면서 333억원 순매도로 종료됐다. 기관도 159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은 전체 807억원을 순매수하며 수급 주체들의 매도세를 견뎌냈다.

업종별 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건설이 5.87% 급락하며 부진했을 뿐 나머지 업종들은 1% 내외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와 보험 의료정밀이 1%대 상승했고 운수창고가 1.45%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0.76% 내림세로 장을 마쳤고 아모레퍼시픽과 LG화학, 기아차 등도 1%대 하락했다.

현대모비스(3.09%), 한국전력(2.17%), SK하이닉스(1.64%), 삼성생명(4.67%) 등은 상승세로 마감했다.

샘표식품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7.57% 상승 마감했고 영업이익이 절반 이하로 급감한 한전KPS는 21.13%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67포인트(0.26%) 상승한 643.98에 종료했다.

외국인이 34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60억원, 40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으로는 74억원이 유입됐다.

시총 상위 종목들은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상위 8개 종목이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로엔이 3.73% 하락했고 카카오와 동서, CJ E&M 등이 1% 이상 빠졌다. 이오테크닉스가 4.81%, 원익IPS가 7.81% 오름세로 마쳤다.

개별 종목으로는 가상현실(VR)기술이 각광받으면서 VR에 사용되는 모션캡쳐 기술에 필요한 레이저다이오드 기술을 보유한 큐에스아이가 상한선까지 올랐다. 3DTV 안경 제조업체인 코렌도 11.37% 급등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원 오른 1234.4원에 마감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선물담당 연구원은 이날 분석보고서를 통해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매수가 유입되면서 수급상황이 긍정적이지만 금융투자의 비차익매수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2월 옵션만기 이후에만 3600억원 이상 집중 매수한 만큼 3월 동시만기의 대표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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