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권 25만달러… 552명 예약
스페이스X·블루오리진과 3파전
[ 박근태 기자 ]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함께 민간 우주 시대를 열고 있는 영국의 버진갤럭틱이 새 우주여행용 우주선 ‘스페이스십2’(사진)두 번째 모델을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설립한 이 회사가 개발한 첫 모델이 2014년 사고로 추락한 지 2년 만이다.
브랜슨 회장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있는 버진갤럭틱 자회사인 스페이스십컴퍼니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올라 직접 스페이스십2의 두 번째 모델을 소개했다.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는 가운데 새 우주선 이름은 ‘VSS Unity(통합)’로 명명됐다. 이날 명명식에는 가수 세라 브라이트먼도 참석해 축하 노래를 선창했다.
스페이스십2는 짧게나마 우주를 경험하고 싶은 여행객을 위한 우주선이다. 이 우주선은 땅 위에서 쏘아 올리는 다른 우주선과 달리 ‘화이트나이트2’라는 모선에 실려 지상 15㎞에서 발사된다. 모선에서 떨어져 나온 스페이스십2는 로켓 엔진을 점화해 음속의 3.5배 속도로 날아가며 110㎞까지 상승한다.
스페이스십2에 탑승한 여행객들은 선체 옆에 설치된 창문을 통해 땅 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약 30분간의 짧은 우주여행을 마친 기체는 다시 재진입한 뒤 항공기처럼 날아 땅 위로 복귀한다. 지상에서 이륙한 뒤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반 남짓이다.
우주선에는 조종사 2명과 승객 6명 등 최대 8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우주선은 날아가면서 중력의 3.5배 안팎의 힘을 받도록 설계됐다. 중력의 5~6배 힘을 견뎌야 하는 일반적인 우주인보다 압력을 덜 받기 때문에 승객들이 전문적인 훈련을 받을 필요는 없다.
첫 스페이스십2 모델은 2010년 처녀비행을 시작해 총 54회 비행을 마쳤다. 하지만 2014년 10월31일 비행 시험 도중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버진갤럭틱은 “사고 당시 기체가 64%가량 개발을 마친 상태였다”며 “이번에 안전문제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버진갤럭틱은 현재 25만달러에 탑승권을 팔고 있다. 이미 552명이 넘는 사람이 좌석을 예약했다. 전문가들은 버진갤럭틱이 새 스페이스십2 기종을 선보이면서 민간 우주개발과 우주여행산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XCOR에어로스페이스가 1인용 우주 로켓을 이용한 우주여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15만달러에 티켓을 팔고 있다. 로켓 회수 기술을 최초로 선보인 블루오리진도 뉴셰퍼드를 활용한 우주여행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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