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 직접 타보니
첨단 기술의 집약체
통합 시스템 'S-링크'로 내비게이션·조명 등 조작
퀼팅 가죽으로 고급스러움 더해 운전·조수석에 마사지 기능 '감동'
[ 최진석 기자 ]
프랑스 자동차 중에선 중대형 세단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푸조 508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소형차, 왜건, 해치백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조차 의전차량으로 현대자동차 쏘나타(4.8m)보다 길이가 짧은 4.5m짜리 시트로엥 DS5를 타고 있다. DS5는 시트로엥에서 가장 큰 플래그십(대표) 차량이지만 세단이 아니다. 4도어 쿠페 모델이다. 전통을 보존하다 보니 길이 좁고 주차가 만만치 않아 프랑스 자동차업계는 소형차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런 차원에서 르노그룹이 최근 유럽 시장에 내놓은 중형 세단 탈리스만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유럽의 탈리스만은 한국에서 SM6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르노삼성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 가운데 5년 만에 출시한 신차다.
SM6는 르노그룹과 르노삼성이 공동 개발한 글로벌 전략 차종이기에 재료비 기준으로 70%가 한국산이다. 신차 기근에 빠져 있던 부산공장도 SM6 덕분에 활기가 돌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대형 세단을 꾸준히 생산해온 르노삼성. 이 회사가 만든 SM6는 어떨까. 직접 시승해봤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주차할 때까지 첨단 기술이 매번 고개를 내밀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르노삼성의 성장을 견인할 만큼 경쟁력을 갖춘 차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외관부터 눈길을 끌었다. 전체적으로 낮게 깔린 차체 디자인이 향상된 주행성능을 짐작하게 했다. 전면부 그릴은 좌우 헤드램프를 이어주며 길게 뻗어 있어 차체를 더욱 낮고 넓게 보이도록 했다. ‘C’ 모양의 LED 주간 주행등도 인상적이었다.
품격에 초점을 맞춘 실내 디자인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주인공은 가죽이다. 마름모꼴 모양이 연속된 퀼팅 나파가죽시트 외에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곳곳에도 퀼팅 가죽을 적용했다.
센터콘솔의 8.7인치 세로형 풀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를 탑재한 듯한 모양이다.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모터스 차량에서 본 것과 비슷했다. 간편하게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면 내비게이션, 오디오, 공조장치는 물론 실내조명도 다섯 가지 색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뉴트럴 등 네 가지가 기본으로 저장돼 있고 퍼스널 모드를 통해 개인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마사지 기능도 내장돼 있어 주차해 놓고 잠시 쉬면서 등 안마를 받을 수 있다. 르노삼성은 이 통합 시스템을 ‘S-링크(link)’라고 부른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시승 차량은 배기량 2.0 GDe(직분사) 엔진이 탑재돼 있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시원한 가속력을 선보였다. 7단 EDC 듀얼클러치의 변속 실력은 부드럽고 민첩했다.
스포츠모드로 설정하자 한층 성난 배기음이 울렸다. 차체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와인딩 구간을 통과했다. 코너링 라이트 기능은 야간 와인딩 주행 시 시야 확보에 톡톡히 기여했다. 액티브 댐핑 컨트롤이 요철 구간을 지날 때 충격을 지능적으로 제어했다. 각종 운행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덕분에 센터페시아나 계기판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다.
주차할 때에도 올 어라운드 파킹센서와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이 한결 편리한 주차를 도왔다. 고급스러운 디자인, 만족스러운 주행성능, 대형 세단이나 고급 차량에서 접했던 기술을 중형 세단에서 접한다는 것은 분명 SM6의 빼어난 경쟁력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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