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유통공룡 수장' 정용진·신동빈의 적은 김범석…왜?

입력 2016-02-18 15:36

'유통공룡'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18일 소셜커머스와 가격 전쟁을 선포했다.

대형마트의 주력인 생활필수품 시장이 소셜커머스를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에 잠식된 상황에서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기저귀, 롯데마트는 분유 대표 제품을 선정, 온·오프라인 전 채널 최저가로 판매한다.

또한 이를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연계,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도 롯데 및 신세계 그룹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뛴다는 방침이다.

롯데와 신세계 그룹은 최근 온라인 사업 육성과 온·오프라인 연계(O2O)에 집중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온라인 사업을 전사적으로 추진해야 할 핵심과제로 꼽고 이마트의 온라인화를 지시한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사장단 회의에서 화두로 '쿠팡처럼'을 제시하며 꾸준히 옴니채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소비 침체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총거래액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53조934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24조4270억원으로 64.3% 급증했다.

지난해 소매판매액(366조5180억원)이 1.9% 증가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더욱 돋보인다. 같은 기간 백화점 판매액은 전년보다 0.4% 감소했고, 대형마트도 한자릿수(2.4%) 증가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가격 민감도가 큰 20~30대 소비자가 '손안의 쇼핑'을 선호한다는 점이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최근 생수 등 무겁고 부피가 큰 생활필수품의 경우 집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어 온라인 쇼핑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배송 편의성을 강화하며 생활필수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쿠팡의 경우 직접 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자사 직원인 '쿠팡맨'이 직접 배달해 주면서 친절한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고 인지도 확보와 브랜딩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티몬은 '슈퍼마트', 위메프는 직매입해서 판매하는 '위메프 플러스' 서비스 등을 통해 생활필수품 판매에 적극 나섰다.

롯데 및 신세계 그룹도 최근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선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우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상품 측면에서는 자체브랜드(PB) 제품을 다양하게 기획, 판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더해 규모와 시스템을 갖춘 만큼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력을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단행한 것이다.

소셜커머스와 온라인 쇼핑몰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의 공세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우선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규모의 경제력을 갖춘 대형마트발(發) 가격 전쟁의 여파를 우려하면서도 특정 상품 위주로만 진행돼 큰 영향을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 경쟁력에서 소셜커머스가 우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대형마트발 가격 전쟁에 별도의 대응책을 내놓을 것은 없다"며 "배송에 우위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여파를 예단하기 보다는 우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층은 마트에 갈 시간이 없는 30대 여성"이라며 "가격이 낮아졌다고 오프라인으로 소비자가 몰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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