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주주총회 주요 키워드

입력 2016-02-17 18:11
삼성은 주주가치 제고…SK는 사업재편


[ 김익환 기자 ]
상장사들이 주주총회 시즌(2월 말~3월 말)을 앞두고 줄줄이 정관을 고칠 준비를 하고 있다. CJ헬로비전과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 등 최근 SK그룹에 편입된 두 회사는 사업재편을 위해 정관을 변경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주총에서 주주가치를 높일 방안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CJ헬로비전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에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를 기존 2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높이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발행 가능한 주식 수도 1억주에서 7억주로 늘리기 위해 정관을 고친다.

지난 16일 임시 주총을 연 SK머티리얼즈도 CB, BW 발행한도를 3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SK그룹에 인수된 두 회사는 주인이 바뀌면서 자금조달 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사업 확장을 위해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SK머티리얼즈는 정관 변경을 통해 지주사업과 자회사 사업을 지원하는 사무지원사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SK그룹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길을 마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룹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SK(주)의 손자회사여서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

오는 8월부터 시행 예정인 ‘기업 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을 적용받는다고 가정해도 자회사 지분을 50%까지 매입해야 한다. 반면 SK(주)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는 이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합병(M&A) 등 사업 활동반경이 더 넓은 만큼 그룹이 SK머티리얼즈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를 SK(주)의 손자회사가 아닌 자회사로 격상시킨 뒤 반도체 사업을 관할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호텔신라 등 삼성 계열사는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하는 기존 정관을 바꿔 사내외 등기이사 가운데 의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고칠 예정이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액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관에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GS그룹의 상사업체인 GS글로벌은 발전소 사업에 발을 들이기 위해 국내외 발전사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넥센타이어는 이날 주총을 열어 타이어 렌털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렌털·방문판매·통신판매업을 사업목적에 덧붙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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