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재밌고 생생하다"…삼성 사장단, '폰 이어 VR 혁명' 대비 특명

입력 2016-02-17 10:17
수정 2016-02-17 10:29
"VR에 삼성 전사 역량 집결 대응해야" 전략 공유
삼성 사장단 VR 체험 "놀랍다" 반응
VR 본격 파급 원년…춘추전국시대 눈 앞


[ 김민성 기자 ] 삼성그룹 사장단이 차세대 모바일 격전장으로 부상한 가상현실(VR) 기술을 심도있게 체험하고, 전사적 대응 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17일 오전 삼성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최고 경영진은 VR 시장의 폭발성을 역설하는 강의부터 들었다. 그룹 내 VR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구윤모 무선사업부 전무가 '가상현실 현황'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먼저 삼성이 만든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기어 VR'의 기술 요소를 소개했다. 향후 VR 시장의 폭발적 확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전사적 대비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사장단은 일제히 삼성 '기어 VR'을 착용하고 3차원 영상을 경험했다. 롤러코스터 탑승 현장감을 3D, 360도 전방위 화각으로 구현한 영상 등을 즐겼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장단은 VR의 독특한 입체 화각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재밌고 생생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VR 생태?확장 가능성 등을 질문했다"고 전했다.

실제 현실 세계를 입체적인 가상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VR 기술은 전자·IT업계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VR 기기 및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우리 일상에 침투하면서 산업계뿐 아니라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삼성은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여타 계열사의 역량을 집결해 삼성만의 VR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모바일 분야를 넘어 자동차 부품 및 의료, 교육 IT솔루션, 제조시스템(스마트팩토리) 등 전사적 사업 부문으로 VR 기술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VR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성을 지녔다"며 "기기뿐 아니라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해 시장을 선점하라"고 주요 경영진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VR 시장은 1라운드 격인 스마트폰 혁명에 이어 새로운 모바일 태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전세계 VR 시장 규모가 올해 2억 달러(2300억원) 규모에서 2020년 1500억 달러(174조원)로 약 750배 비약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과 영화 등 영상 콘텐츠 분야 접목을 넘어 교육, 의료, 제조 등 산업 일선으로 VR 기술은 전방위로 확산한다. 올해가 VR 대중화의 원년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6에서도 VR은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진동의자에 앉은 관람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3차원 롤러코스터 탑승 영상을 즐겼고, 실제 전투를 하듯 VR로 전투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자율 주행 스마트카 체험 현장에도 어김없이 VR이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2년 전 갤럭시 노트4와 함께 '기어 VR'을 처음 내놓았다. 오는 22일 스페인에서 열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VR 촬영용 360도 카메라를 최초 공개한다. VR 전용 360도 전방위 화각을 촬영하는 카메라다. 삼성전자는 이미 '기어360' 상표 특허 출원도 마쳤다.

LG전자 역시 VR 시장에 첫 발을 들인다. MWC에서 전략 스마트폰 G5와 함께 VR 기기를 처음 공개한다. VR 원조 업체인 미국의 오큘러스 뿐만 아니라 일본 소니, 대만 HTC 등도 신제품을 곧 공개한다. VR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