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유로화자산 유동화증권
SPC와 통화스와프계약도 체결, 환율 변동 위험도 제거
[ 이상열 기자 ] 한국도로공사가 2006년 9월에 발행한 10년 만기 7050만유로 규모의 외화표시채권이 만기 7개월여를 앞두고 유동화됐다. 국내에서 유로화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된 첫 번째 원화 유동화증권이라고 투자은행(IB)업계는 설명했다.
IB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2006년 9월27일 10년 만기로 발행해 오는 9월27일 상환되는 유로화채권이 이달 초 특수목적법인(SPC)인 ‘네오제일차’를 통해 유동화됐다.
네오제일차는 유로화채권을 인수한 뒤 이 채권에서 발생하는 원금과 이자를 기초자산으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970억원어치를 발행해 시장에 매각했다. ABCP는 한국도로공사와 같은 최상위 CP 신용등급인 A1으로 평가됐다.
NH투자증권은 주관사를 맡아 SPC가 유로화채권을 매입한 뒤 이를 ABCP로 유동화하는 발행 작업 전반을 주도했다. SPC와 통화스와프 계약도 체결해 유로화채권을 원화 ABCP로 유동화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 위험도 제거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달러표시채권이나 달러정기예금, 중국 위안화정기예금 등 달러나 위안화표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원화 유동화증권이 발행된 적은 많았지만 유로화자산이 원화 ABCP로 유동화된 것은 譴坪?처음이라고 NH투자증권은 설명했다.
만기 7개월 정도를 앞두고 유로화채권이 유동화될 수 있었던 것은 올 들어 유로화가 강세(원·유로화 환율 상승)를 보인 덕분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이 유로화채권을 발행하던 2006년 9월27일 원·유로화 환율은 1197원80전이었지만 ABCP가 발행된 지난 4일에는 1345원68전으로 12.4% 상승한 상태였다. 이 유로화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동화를 통해 원화로 채권 원리금을 조기 수령함으로써 환차익을 포함해 비교적 큰 채권 투자 이익을 확정할 수 있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연초 유로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현재 국제 통화스와프 시장에서는 유로화자산을 원화로 유동화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유로화채권을 확보하는 대로 추가적인 자산유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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