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담합' 결론 낸 공정위] 반박 나선 은행들 "CD금리 결정권 우리에겐 없었다"

입력 2016-02-15 18:16
"금리 급변동 막기위해 당국이 CD발행 관여"


[ 이태명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담합 조사결과를 통보받은 주요 은행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조사결과”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공정위의 담합 통보가 터무니없다고 입을 모았다. A은행 관계자는 “CD 금리 담합 의혹이 제기된 2011~2012년은 은행이 CD 발행을 거의 하지 않았을 때”라며 “발행도 하지 않은 CD 금리를 담합해 은행이 얻을 게 뭐가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은행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을 낮추기 위해 2010년 말부터 CD를 예대율 산정 때 제외하도록 권고했다. CD 발행물량을 늘려도 그만큼 대출을 늘릴 수 없도록 제한한 것. 이에 따라 은행권 CD 발행잔액은 2010년 50조원에서 2011년 33조원, 2012년 25조원으로 줄었다. 2012년 신규발행 규모는 2조원에 그쳤다. B은행 관계자는 “당시 CD 유통·발행물량이 적다 보니 금리 변동폭이 줄어든 것이지 담합 때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CD 금리 결정권이 은행에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C은행 관계자는 “CD 금리는 7개 은행이 (CD를) 발행하면 10개 증퓨怜?금리를 매겨 금융투자협회에 보내고 금투협이 최고·최저금리를 제외한 평균값을 내 결정한다”며 “은행은 CD를 발행할 뿐 금리를 결정하는 건 증권사”라고 했다.

‘CD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당시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랐을 뿐이라는 하소연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금융당국에서 지나친 시중금리 급변동을 막기 위해 은행들의 CD 발행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