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벤처인, 크라우드펀딩 투자 선도한다

입력 2016-02-14 19:00
아이스버킷챌린지처럼 다음 투자자 지명…정준 이어 김철영·남민우 동참

스타 벤처인들의 크라우드펀딩 투자 조언

1주 1명씩…25명 동참키로…투자 기업·금액은 비공개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위해 개인 투자자 전매제한 완화를"


[ 심은지 기자 ] “크라우드펀딩 투자는 적은 비용으로 참여가 가능하면서도 성공하면 그에 따른 보상이 큽니다.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복권을 사지 말고 독창성과 기술력을 갖춘 초창기 벤처기업에 투자하세요.”

네트워크 통신장비업계 ‘1인자’인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이 크라우드펀딩 예비 투자자들을 위해 던진 조언이다. 그는 “시장성과 사업 지속성, 창업가의 열정 등을 따져 투자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SNS로 후임 투자자 지명

스타 벤처인들이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통한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뭉쳤다. 지난달 25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된 뒤 정준 벤처기업협회장(쏠리드 대표)과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 남 회장 등 스타 벤처인들은 릴레이 방식으로 실제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창업 초기 벤처말瑛?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배 벤처인으로서 자금 조달 창구가 없어 속앓이를 하는 후배 벤처인들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는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소액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제도다. 신생·창업 기업들은 이를 통해 연 7억원 이내의 종잣돈을 모집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당 연 200만원, 총 500만원 내에서 투자할 수 있다. 다수의 투자자가 믿고 투자하기 위해선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한국증권금융 등 청약증거금 관리기관이 자금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가 주도하는 이번 투자 캠페인엔 매주 한 명의 유명 벤처인이 참여해 6개월간 총 25명이 동참할 예정이다. 투자를 마친 벤처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투자 사실을 밝히고 다음 투자자를 지명하는 세칭 ‘아이스버킷챌린지’ 방식이다. 대상 기업과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릴레이투자 첫 주자로 나선 정 회장은 지난달 25일 온라인중개 웹사이트를 통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온라인 기업설명회(IR) 정보를 파악한 뒤 크라우드펀딩 투자를 완료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2호 투자자는 김 대표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필름 시장을 개척한 그는 “스타트업들이 제공한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면서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의 내 모습을 떠올려봤다”고 말했다. 남 회장도 “회사 설립할 당시 전 재산이었던 은행 대출금 3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창업 이후 1년간 잠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로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에 창업 열기를 보면서 다시 초심을 돌아봤다”고 말했다.

上錚?기업을 골라야 하나

신생 벤처기업 투자는 기존 상장사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리스크도 그만큼 크기 때문에 ‘원석’을 골라내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벤처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운 스타 벤처인들은 △사업 아이템의 독창성 △시장 상황에 대한 꼼꼼한 분석 △창업자의 열정과 자질 등을 두루 살펴 투자처를 골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 회장은 “투자하려는 벤처기업의 사업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이거나 소비자들의 폭넓은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아이디어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면 그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얻기 위해선 투자 한도와 1년 전매제한 등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게 벤처업계의 지적이다. 정 회장은 “크라우드펀딩을 도입한 주요 선진국들은 발행 한도가 더 크고 따로 전매제한을 두지 않는다”며 “분산 투자와 집단지성으로 투자위험을 제어하는 크라우드펀딩의 작동 원리에 맞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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