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개성공단] "3년치 군량미 비축하라" 김정은, 작년부터 제재 대비

입력 2016-02-12 18:14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보도
"영변 부근에 서울 본뜬 군사 훈련시설 건설도"


[ 김대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빚어질 군사적 대치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염두에 두고 이미 지난해부터 군량미 비축을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남북 8·25합의 이후 이산가족 상봉 및 고위급 회담이 잇따라 열린 와중에 도발을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이 시기 핵 시설이 있는 평안북도 영변 부근에 서울의 특정 지역을 본뜬 군사훈련장을 건설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 주민 식량 배당은 줄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2일 중국에 있는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작년 북한 군부에 3년치의 군량미를 준비해 놓을 것을 지시하고 그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대다수 주민은 이 같은 지시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간부나 눈치 빠른 사람들은 김정은이 큰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평양의 식량 배급 사정이 나빠진 것도 군량미 확보 지시와 연관이 있다고 이 소식통은 추정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사업장마다 별도 토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 대부분을 군에서 긁어가다시피 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에게 배당되는 몫이 줄어들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본뜬 재래식 훈련장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10일 RFA에 출연해 “위성 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영변 구산리 일대에 대규모 군사훈련 시설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2014년 9월부터 한 달 사이에 긴급히 완공된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상업 위성은 훈련장에 배치된 전투기, 탱크, 트럭 등 장비와 장애물 훈련시설, 방송 수신 안테나를 관측했다. 포병대를 위한 400m 길이의 사격훈련장과 원형 표적, 서울의 특정 장소를 염두에 둔 듯한 건축물들도 드러났다. 건축물에선 병사를 투입한 지상훈련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됐다.

멜빈 연구원은 “재래식 훈련장이 단시간에 대규모로 완공됐다는 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나서는 것이 아니라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도 여전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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