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85㎡이하 주택, 부동산 변동기 때 적합한 상품"

입력 2016-02-10 19:02
부동산 전문가 상반기 전망

입주 적은 수도권 집값 강보합…'공급 과잉' 지방 일부는 약세
대출심사 강화, 4월 총선 앞두고 주택시장 변동성 커질 것
부동산 시장 조정에 대비해 투자 지역, 역세권으로 좁혀야


[ 홍선표/김진수 기자 ]
설 연휴가 끝난 올 상반기 부동산시장은 서울 수도권은 강보합세가 유지되는 반면 지방은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또 주택시장에서 매매가격은 보합 내지 약보합에 머무는 데 반해 전셋값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향후 집값이 조정받더라도 손해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공공택지지구 내 중소형 아파트 청약이 유리하다는 주문이 많았다.

한국경제신문이 10일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등 국내 부동산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뒤 부동산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은 공통점이 나왔다. 담보대출 심사 강화,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용 주요 공약, 금리 추가 인하 여부 등은 부동산시장 주요 변수로 꼽았다.

◆“수도권 강보합…지방은 약세”

이달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이 적용되면서 부동산시장에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주택 공급과잉 논란과 맞물려 시장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자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 움직임과 관련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매매시장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서홍 대림산업 주택사업실장(전무)은 “수도권에선 올해도 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담보대출 심사 강화로 주택 거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전·월세난으로 인해 세입자의 매매전환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올해부터 아파트 입주가 늘어나는 대구와 경북(구미 김천 등), 충남(서산 아산 등)은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역 내 산업단지 입주 기업의 다른 지역 이전과 매출 부진 등으로 고용 인력이 줄어든 일부 지역은 주택 매매가격 하락폭이 작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경북 김천과 안동·예천은 각각 혁신도시 개발과 경북도청 이전 기대감으로 수년간 아파트 공급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에서도 서울과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은 당분간 가격 오름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심사 강화와 4월 총선이 변수

이달 수도권에 이어 오는 5월 지방으로 확대되는 담보대출 심사 강화와 4월 국회의원 총선거, 금리 변동 가능성 등이 올 상반기 부동산시장 주요 변수로 꼽혔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5511건으로 지난해 12월(8208건)보다 33% 줄었다. 작년 1월(6824건)에 비해서도 20%가량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장 관망세가 상반기 중 계속 이어질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월 총선을 전후해 지역 개발 공약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 부양책이 나온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수요가 줄어들고 거래도 위축되고 있다”면서도 “한국은행이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한다면 주택가격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가격은 올해 입주를 본격화하는 위례신도시 등 일부 택지지구를 제외하고 기존 도심권에선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서울 인근 택지지구 주목”

주택 구입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에겐 가격 하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공공택지지구 내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을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서울 접근성이 좋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곳들이 우선 대상이다. 김한모 프런티어마루 사장은 “고속철도(KTX) 역세권 신규 분양단지는 수요가 꾸준해 침체기 때도 가격 하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말했다.

매수 시기를 가급적 늦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올해 분양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현재로선 쉽지 않다”며 “실수요자는 시장 흐름을 보면서 매수 타이밍을 늦춰 잡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홍선표/김진수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