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화장품 계열사 구조조정
백복인 사장 취임 후 첫 작품
[ 김태호 / 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10일 오후 3시40분
KT&G가 화장품 계열사인 소망화장품과 KGC라이프앤진을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11년 이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한 화장품 사업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소망화장품과 KGC라이프앤진을 합병하기로 하고 법률 및 회계자문사 선정 등 관련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KT&G는 두 회사의 합병 방식과 합병 비율을 산정한 뒤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담배와 인삼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KT&G는 2011년부터 화장품 사업을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해왔다. 인삼과 같은 한방 재료를 화장품에 접목할 경우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업의 시작은 소망화장품 인수였다. 소망화장품은 ‘꽃을 든 남자’라는 브랜드를 통해 1990년대 한국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과 함께 국내 화장품 시장을 이끌었던 토종브랜드였다. KT&G는 2011년 소망화장품 지분 60%를 약 6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증자를 단행해 지분율은 97%로 올랐다. 같은 시기 건강식품 등을 판매 유통하는 계열사 KGC라이프앤진도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를 출시했다. 동인비는 홍삼 원료로 만든 프리미엄 화장품이다. 소망화장품은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KGC라이프앤진은 고급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두 갈래 전략’이다.
하지만 실적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야심차게 출시한 ‘동인비’, ‘다나한’ 등 한방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과의 경쟁을 견디지 못해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소망화장품은 2013년부터 2년간 적자를 기록했고, KGC라이프앤진 역시 2011년 이후 4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KT&G는 두 회사를 통합한 뒤 비용을 절감하고 시너지를 높이는 쪽으로 사업재편을 서두를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중저가와 고가 시장을 분리했던 전략을 접고 연구개발 등에서 시너지를 높이는 쪽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으로 KT&G의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화장품 계열사 합병은 지난해 10월 백복인 KT&G 사장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계열사 간 구조조정이다.
김태호/정소람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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